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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와 인텔 주식 노리는 미국, 투자의 방향을 생각해보자

미국의 최근 행보에서 과거와는 다른 민주주의의 모습이 보이고 있다. 트럼프 이전까지 미국은 민간 자본시장의 자유를 중시했지만, 이제는 점차 중국식 국가자본주의와 유사한 성격을 띠기 시작했다. 실제로 미국은 패권과 직결된 전략산업 기업들에 대한 지분 매입 의지를 공개적으로 비치고 있으며, 일부 기업에서는 이미 행동에 나섰다. 그 대표적 사례이자 시작점이 바로 인텔이다. 미국 정부는 인텔에 보조금을 지급하는 동시에 지분까지 확보하며, 기업을 사실상 국가 안보 자산으로 편입시켰다.

이 흐름은 단지 한 기업만의 문제가 아니다. 미국은 이제 자국 산업뿐 아니라 동맹국 기업들까지 자본으로 묶어두려 하고 있다. 다시 말해, 미국식 패권 전략의 핵심이 ‘규제와 협정’에서 ‘지분과 주주권리’로 옮겨가고 있는 것이다. 이것은 단순한 산업정책이 아니라, 새로운 자본주의 모델의 부상을 의미한다.

1. 패권 경쟁의 언어, ‘지분’

미국이 기업 지분 확보에 나서는 이유는 단순 지원이 아니라 통제다. 중국을 보자. 중국은 국유기업과 보조금 체제를 기반으로 반도체, 배터리, 인공지능 같은 미래 산업에 막대한 자본을 투입했고, 동시에 지분을 통해 기업을 직접 통제했다. 덕분에 산업 방향은 명확히 정해졌고, 거대한 투자 규모와 일사불란한 추진력으로 중국은 빠르게 성장해 미국을 바짝 추격할 수 있었다.

이런 중국의 방식은 미국이 생각해볼 하나의 모델이 되었다. 실제로 첫 번째로 선택된 기업은 인텔이었다. 인텔은 자유시장에 맡긴다면 경쟁력을 잃고 도태될 위험이 컸지만, 미국 안보와 직결된 핵심 공급망의 축이었다. 따라서 미국은 보조금을 지급하고 지분을 매입하면서 인텔을 국가안보 체제의 일부로 재편입시켰다. 여기서 보이는 흐름은 분명하다. 단순히 기업을 지원하는 수준이 아니라, 국가가 직접 주주로서 개입하는 시대가 열린 것이다.

2. 동맹은 이제 ‘주주 관계’

그렇다면 이제 인텔후 미국의 시선은 어디로 향할까? 이제는 인텔 같은 자국 기업을 넘어, 동맹국의 전략 기업들로 확장된다는 점에서 미국의 앞으로의 방향을 유추해볼 수 있다. 지금은 삼성전자와 TSMC 같은 기업들이 대표적이다. 미국은 이들에게 보조금을 제공하고, 동시에 지분을 확보함으로써 단순 협력을 넘어서는 지속적 이해관계를 만들려 한다.

즉, 공급망 동맹은 더 이상 미국의 선언적 약속이 아니다. 지분이라는 ‘재무적 고리’를 통해 법적·경제적 이해관계를 공유하는 관계로 진화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방식은 동맹국 기업들을 미국식 질서 속에 더욱 단단히 묶어두는 결과를 낳는다. 결국 동맹 관리가 외교 차원뿐 아니라 재무 구조 차원에서 관리되는 것이다.

3. 보조금이 투자로 바뀔 때

이처럼 미국이 지분 확보에 나서는 이유는 단순한 공급망 재편에만 있지 않다. 그것은 달러 패권을 유지하고 재정적 부담을 완화하려는 시도이기도 하다. 과거 보조금은 비용으로 끝났지만, 이제는 투자로 설계된다.


정부는 세금으로 기업을 지원하고, 기업이 성장하면 지분 가치와 배당, 세수 증가로 다층적인 수익을 거둔다. 비용이 비용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수익으로 돌아오는 구조를 만든 것이다. 이는 곧 미국이 안보와 경제를 동시에 챙기면서 달러 패권을 강화할 수 있는 묘수가 된다. 다시 말해, 국가가 투자자이자 수익자가 되는 구조다.

4. 투자자에게 열리는 기회

이 새로운 구조는 투자자에게도 큰 기회를 제공할 것이다. 정부가 지분을 직접 확보하고 보조금을 투입하는 산업은 곧 국가전략산업이다. 반도체, 방위산업, 인공지능, 로봇, 에너지(특히 SMR과 LNG)가 그 대상이다. 정부와 같은 방향에 올라타는 것은 곧 정책 프리미엄을 누리는 길이다.

또한 정부가 공동 투자자로 참여하기 때문에 기업 파산 리스크는 낮아진다. 투자자는 간접적으로 정부 보증 효과를 얻으며, 성장성과 안정성을 동시에 추구할 수 있다. 더 나아가 이러한 구조는 ‘정부 지원 산업 ETF’, ‘국방·AI 테마 펀드’, ‘정부 지분 기반 채권’과 같은 새로운 금융상품으로 확장될 수 있으며, 이는 글로벌 자금을 흡수하면서 투자자 수익 기회를 더욱 키울 것이다. 투자자가 어떤 기업에 언제 투자할 것인지는 이제 꽤나 명확해진 것 아닌가.

5. 국가와 시장의 긴장

그러나 기회만 있는 것은 아니다. 정부가 주주로 참여할 경우 기업의 목표가 이익 극대화에서 안보 우선으로 이동할 수 있다. 수익성이 낮아도 국가 안보상 필요한 사업이 강제로 추진될 수 있고, 이는 투자자에게 부담으로 전가될 수 있다.

또한 외국인 투자자는 불리하다. 미국 정부가 지분을 가진 기업은 미국 내 이해관계가 최우선되며, 외국인 주주는 배당·의결권에서 차별을 받을 수 있다. 심지어 안보 명분으로 지분 매각을 강요당할 가능성도 있다.


여기에 “정부가 보증한다”는 믿음이 과도하게 쏠리면 자산 가격 버블이 발생한다. 엔비디아 사례처럼 정책과 기대가 겹치면 밸류에이션은 급등하지만, 조정 시 충격도 그만큼 크다. 나아가 이러한 미국의 움직임은 다른 나라 정부들의 반발을 불러올 수 있다. 이는 달러에 대한 불신을 키우고, 글로벌 시장을 더욱 폐쇄적으로 만들어 지정학적·정치적 불확실성을 증대시킨다. 투자는 이런 명과암을 잘 고민해볼 필요가 있는 것이다.

6. 미국식 국가자본주의의 완성

결국 미국이 추구하는 것은 단순한 보조금 체제가 아니다. 그것은 “국가가 리스크를 사회화하면서, 이익을 민간과 공유하고 동시에 자본이득까지 취하는 새로운 하이브리드 모델”이다.


이 모델은 세계 자본주의 질서에 깊은 함의를 남긴다. 미국의 지원을 받는 기업과 그렇지 못한 기업 간의 격차는 갈수록 커질 것이며, 동맹국 기업은 점점 ‘미국화’되는 과정을 겪게 될 것이다. 이 과정에서 긴장과 불확실성은 커지겠지만, 동시에 투자자에게는 새로운 기회가 열릴 수 있다.

따라서 투자자는 정부가 밀어주는 산업에 올라타되, 정책과 이해가 충돌하는 순간에는 빠르게 대응해야 한다. 기회와 위험이 동시에 공존하는 환경, 그것이 바로 새로운 노멀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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