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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화 약세가 불안한 미국, 스테이블 코인에 기대는 이유




통화약세로 관세를 상쇄하는 국가엔 다른 방식으로 대응하겠다.” – 도널드 트럼프

이 발언은 단순한 외교 수사가 아니다. 트럼프의 이 말은 결국 통화가치 하락을 통해 미국의 관세정책을 무력화시키려는 국가들을 좌시하지 않겠다는 의지의 표명이다. 하지만 과연 트럼프는 정말로 통화약세를 싫어할까? 아이러니하게도, 그는 겉으론 약달러를 비판하면서도 실제로는 ‘강달러+저금리’라는 이율배반적 조합을 설계하고 있다.

그렇다면 이 모순적인 전략은 왜 나오는 걸까? 미국의 구조, 글로벌 자본흐름, 디지털화 전략까지 모두 엮인 매우 정교한 통화 패권 설계가 여기에 있다. 일본, 미국, 스테이블코인과 국채까지, 이 복잡한 그림을 하나하나 짚어보자.


먼저 일본이다. 현재 일본은 물가 상승이 너무 빠르고 높다. 25년 3월 일본의 CPI는 3.6%인 반면 기준금리는 0.5% 수준에 불과하다. 실질 물가상승률이 무려 3.1%에 달하는 것으로 지난 40년간 디플레이션에 빠져있던 일본을 생각하면 정말 격세지감이다. 그런데 이는 단순히 외국인으로서 일본을 보는 시각에 불과하다. 일본인의 시선에서 보는 지금의 인플레이션은 재앙에 가까울 수 있다. 예를 들어 30대 부부가 평생 본적이 없던 물가를 보고 있고 그리고 더 심해질 수 있다는 압박감이 든다면 그들은 어떻게 행동하겠는가? 모르긴 몰라도 정부와 정치에 대한 불신은 매우 커질 수 밖에 없다. 그래서 일본은 지금 금리인상을 고민할 수 밖에 없다. 그런데 그런 상황에서 트럼프는 일본의 엔화가치 약세를 공격한다? 말이 되지 않는다.


일본은 지금 엔화가치를 올려 물가를 방어하는게 좋다. 최근 엔화를 보면 거의 139엔까지 급속도로 올라간 것을 볼 수 있다. 그럼 미국과 트럼프는 쌍수를 들고 환영할까? 미국이 원하는 대로 되었으니까? 절대 그럴일 없다. 오히려 지금의 상황이 매우 불편할 수 밖에 없는게 미국이다. 미국의 25년 4월 미시건대학교 기대인플레이션 발표 수치는 무려 6.7% 수준이다. 그런데 지금 미국 금리는 4%대. 미국도 물가상승의 압박이 매우 크다. 그런데 엔화가 상승하면 달러가치가 하락할 가능성이 높은데 이런 상황에서 약달러가 달가울까?


자산시장 상황을 보면 엔강세를 더 용인하기 힘들다. 지난 수십년간 앤캐리가 매수한 미국의 채권과 자산은 어마어마하다. 채권규모만 봐도 무려 1조 1300억달러로 전세게 미국 채권 보유국 1위가 바로 일본이다. 이렇게 일본이 미국 채권을 보유할 수 있었던 배경은 바로 일본의 초저금리이다. 제로금리에 가까운 일본돈이 풀려 미국으로 흘러들어가 채권을 매수해 쌓인돈이 이만큼이나 된 것이다. 그런데 일본이 금리인상을 해서 엔화가 강세로 돌면 앤캐리 청산이 나와 채권시장과 주식시장에 큰 혼란이 올 수 있다. 미국도 이는 막아야 한다.


종합해보면 지금 미국은 엔약세가 절대 달갑지 않다. 금리인상 → 엔 강세 → 차입 자본의 회수 → 미국 국채 매도 → 채권금리 급등 + 자산시장 변동성 확대 이걸 미국이 반길 이유는 전혀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옐런 장관도, 트럼프도 일본에 대해선 ‘말을 아끼는’ 것이고 베센트 재무장관도 엔화에 대해 유화적인 발언을 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K3 Lab
@K3 Lab

그럼 여기서 미국의 향후 타임라인을 고민해보자. 지금 미국은 무엇이 필요할까? 미국은 현재 중국과 패권전쟁을 본격화 하기 직전이다. 중국과의 패권전쟁이 시작된다면 가장 고민되는게 물가와 경기침체가 된다. 관세가 전세계적으로 부과된 상태이니 물가가 높아질텐데 이를 통제하기 위해서는 '강달러'가 필수가 된다. 그럼 관세전쟁으로 인한 침체는? 이 침체를 극복하기 위해서 미국은 금리를 낮춰야 한다. 그래서 최근 트럼프가 게속 제롬 파월 연준의장에 금리인하를 요구하는 이유가 바로 이것이다.


  • 관세 부과 → 물가 상승 압력 → 강달러 필요

  • 관세로 인한 침체 리스크 → 금리 인하 필요


그런데 여기서 문제가 하나 더 등장한다. 바로 미국 국채 수요다.


 미국의 그간 성장 방식은 기본적으로 다음과 같다. 강력한 소비를 토대로 한 성장 -> 수입상품 소비로 인한 달러 해외 유출 -> 달러를 벌어들인 해외국가가 미국채를 사서 환율을 방어함 -> 낮은 통화가치가 유지되면서 수출 촉진 -> 더 많은 달러 유입 -> 더 많은 미채권 보유 -> 돈이 미국으로 들어가면서 미국은 더 많은 소비와 투자가 진행.

@K3 La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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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관세전쟁으로 인해 이 구조는 깨지게 될 가능성이 높다. 신뢰가 깨지게 되었고 미국이 산업자본주의로 회귀하며 생산을 통한 흑자를 높이게 되면 전세계 국가들과 '경쟁'관계로 돌입한다. 그러면 달러가 해외로 덜 풀리고 이는 미국 채권수요의 감소를 가져온다. 여기에 더해 신뢰가 깨지면 중국을 중심으로 하는 반미국가들은 더 미국채권의 대안을 찾을 것이다. 금이나 유로채권 같은 상품 말이다. 그러면 미국의 채권금리는 치솟을 가능성이 높고 이는 미국 재정정책과 통화정책에 큰 부담이 된다. 그래서 트럼프가 가지고 나온게 '비트코인'과 '스테이블코인'이다.


대표적인 스테이블 코인 테더(tether)를 보자. ​2025년 현재, 테더(Tether)는 미국 국채 보유량 기준으로 세계에서 가장 큰 민간 보유자 중 하나로 부상했다. 실제로 테더의 미국 국채 보유량은 이미 세계 주요 국가들의 보유량을 능가하는 수준으로 1180억 달러의 채권을 보유하고 있다. 이 규모는 전세계 7위 규모로 캐나다, 멕시코, 독일의 채권 보유량보다 많은 수준이다. 이렇게 스테이블 코인의 채권 보유량이 늘 수 있었던 것은 스테이블 코인이 채권과 연동되서 가치를 보존하기 때문이다. 1테더 = 1달러라는 가치를 유지하기 위해 가상화폐 시장이 커지고 비트코인 가격이 높아져 스테이블 코인의 수요가 늘수록 테더사는 계속 미채권을 구매해야 되는 상황이기 때문이라 그렇다. 이 구조를 본 트럼프는 깨달았을 것이다:


“이제 국채 수요는 정부나 기업이 아니라, ‘개인 소비자’에서 나온다.”

그리고 바로 이점을 트럼프와 미국이 파고드는 점이다.


그간 미국채 수요의 대부분은 금융기관이나 대기업 그리고 정부였다. 그런데 관세전쟁후 정부 수요는 줄 것이다. 그리고 일부 기업들의 경우 채권에 대한 신뢰문제 혹은 그 기업의 이익이 줄어드는 이유로 미채권 보유가 줄 수 있다. 그런 상황에서 트럼프가 본 가장 좋은 대안이 바로 가상화폐 그 중에서도 스테이블 코인이 된다. 스테이블 코인의 대다수 구매자는 '개인'으로 이들은 관세정책에게 크게 영향을 받지 않는다. 심지어 아프리카나 남미, 일부 아시아 국구들의 대중은 자국의 통화대신 달러 혹은 스테이블 코인을 더 선호한다. 그럼 이제 미국이 해야 될 일은 명확해진다. 선호도가 높은 스테이블 코인을 더 구매하게 하는 것. 어떻게? 가상화폐 시장이 전체 가치를 높이면 스테이블 코인의 발행이 많아지고 이는 결국 미채권수요의 상승을 가져오게 될 것이다. 정부와 기업 수요 감소를 증가하는 개인 수요로 막을 수 있는 것이다.


지금 미국은 관세전쟁을 통해 패권을 유지하는 동시에 공급망을 재편, 세계의 힘의 균형을 다시 짜고 있는 상황이다. 그런 상황에서 달러패권은 매우 중요한 요소이자 절대 포기할 수 없는 미국의 핵심가치가 된다. 그런데 지금 미국은 이 달러패권을 지키기 위해 전세계 단순히 달러를 '보유'하라고 강요하지 않는다. 대신 달러를 ‘사용할 수밖에 없게’ 만드는 전략을 짰다. 그것이 바로 현재의 강달러-저금리 구조이고 그리고 디지털 달러 생태계 구축이다. 그래서 지금 비트코인을 중심으로 한 가상화폐 시장의 성장이 미국은 너무 필요한 것이다.


“달러는 단순한 통화가 아니다. 그것은 시스템이고, 그 시스템의 규칙을 다시 쓰는 자가 패권을 갖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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