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월 연준 의장 강제수사, 베네수엘라·이란 전쟁과 연결된 트럼프의 거대한 판
- Charles K

- 1월 12일
- 4분 분량
최근 국제 정세 뉴스를 접하면 현기증이 날 지경이다. 우크라이나에서는 종전 협상 소문이 돌다가도 다시 미사일이 날아다니고, 중동의 이란은 내부 소요와 대외 갈등으로 시끄럽다. 남미의 베네수엘라에서는 서방 기업들이 다시 기웃거리지만 여전히 불안한 줄타기가 계속되고 있다. 여기에 워싱턴 내부에서는 연준(Fed) 의장을 향해 금리를 내리라며 전례 없는 정치적 압박과 법적 공방까지 벌어지고 있다.
이 사건들은 겉보기에 제각각 터지는 파편처럼 보인다. 개별 사건을 하나하나 따라가다 보면 맥락은 잡히지 않고 혼란만 가중될 뿐이다. 그러나 이 어지러운 조각들을 책상 위에 쏟아놓고 한 걸음 물러서서 바라보면, 아주 선명한 키워드 하나가 떠오른다.
바로 ‘대중국 견제를 위한 질서 재편(Reshuffling for Containment)’이다.
그리고 이 거대한 전략을 실제로 작동시키는 엔진은 눈에 보이는 군사력이 아니다. 진짜 핵심은 에너지와 금융, 그중에서도 이 둘을 연결하는 ‘금리’다. 교과서에는 나오지 않지만 지금 시장을 움직이는 진짜 ‘돈의 논리’, 그리고 그 거대한 계획이 마주한 현실적인 지연까지 깊이 있게 파헤쳐 본다.
1. 러시아: 제거할 적에서 관리할 변수로
가장 먼저 재정의해야 할 대상은 러시아다. 미국의 전략적 목표는 단순하고 명확하다. "모든 가용 자원을 중국 견제에 집중한다." 이를 위해서는 전선을 줄여야 한다. 유럽과 아시아 두 곳에서 동시에 싸우는 건 미국으로서도 부담스러운 일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미국의 전략 노트에서 러시아는 이제 ‘제거해야 할 악의 축’에서 ‘관리 가능한 보통 국가’로 내려와야 한다. 동맹이 되자는 것이 아니다. 적어도 중국과 밀착하여 미국을 위협하지는 못하게, 중국의 품에서 떼어놓아야 한다는 것이다.
우크라이나 전쟁의 조기 종결이 시급했던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전쟁이 길어질수록 제재에 묶인 러시아는 생존을 위해 중국에 경제적으로 종속될 수밖에 없고, 이는 ‘중국’이라는 거인에게 ‘러시아’라는 자원 창고를 달아주는 꼴이 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전쟁을 끝내고 러시아를 국제 질서의 테이블로 복귀시키는 것이 이 전략의 첫 단추였다.
하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다. 2026년 1월 현재, 전쟁은 여전히 진행 중이다. 러시아의 새로운 드론 공격과 공습이 이어지고, 종전 협상은 ‘최종 단계’라는 소문만 무성할 뿐 지연되고 있다. 첫 단추가 늦어지면서 러시아의 대중국 의존도는 여전히 높고, 미국의 시간표 역시 뒤로 밀리고 있는 형국이다.
2. 에너지 전쟁: 중국의 ‘할인 주유소’를 폐쇄하라
설령 전쟁이 끝난다 해도 문제는 남는다. 경제적 유인이 남아 있는 한 러시아는 다시 중국을 찾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미국이 준비한 두 번째 카드는 에너지 공급 사슬의 재조립이다. 핵심은 중국이 누려온 ‘에너지 할인 혜택’을 없애는 것이다.
이 지점에서 베네수엘라와 이란이 등장한다. 이 두 나라는 제재 탓에 원유를 정상 시장에 팔지 못하고, 유일한 구매자인 중국에 정상가보다 훨씬 싼 ‘헐값(Discount)’으로 공급해 왔다. 중국 입장에서 이들은 대체 불가능한 ‘저가 주유소’였고, 이는 중국 제조업 경쟁력의 숨은 원천이었다.

미국이 최근 베네수엘라에 쉐브론 등 서방 기업의 진입을 허용하고, 이란 사태에 개입하려는 진짜 이유는 민주주의 수호가 아니다. 중국으로 흘러들어가던 이 ‘할인 원유 루트’를 차단하고 통제권을 가져오기 위함이다. 이렇게 중국의 저가 파이프라인이 막히고 대안이 사라지면, 중국은 울며 겨자 먹기로 러시아 원유에 매달릴 수밖에 없다. 이때 러시아는 중국의 눈치를 보는 ‘을’에서, 중국의 목줄을 쥔 ‘갑’으로 격상된다.
이는 중·러 결속에 균열을 내는 가장 정교한 전략이다.
그러나 이 전략 역시 현실의 벽에 부딪히고 있다. 베네수엘라에서는 마두로 정권의 불확실성 탓에 엑손(Exxon) 등 메이저 기업들이 투자를 주저하고 있으며, 이란 역시 미국의 기대와 달리 중국이 여전히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어 ‘할인 밸브’가 완전히 잠기지 않고 있다.
3. 모순의 발생: 천문학적 비용과 ‘투자 불가’의 딜레마
이처럼 전략이 지연되는 근본적인 원인은 결국 ‘비용(Cost)’과 ‘수익성’의 모순에 있다.
베네수엘라와 이란의 낡은 유전 시설을 복구하고 공급망을 서방으로 돌리려면 막대한 자본이 필요하다. 업계 추산에 따르면 베네수엘라에만 600억~800억 달러, 이란에는 500억~700억 달러가 소요된다. 합치면 200조 원이 넘는 국가 전략급 프로젝트다.
문제는 미국의 또 다른 목표가 ‘중국 압박을 위한 유가 하향 안정’이라는 점이다. 앞으로 유가가 낮게 유지될 것이 뻔하고 정치적 리스크까지 큰데, 어떤 민간 기업이 수십조 원을 쏟아붓겠는가? 실제로 엑손 CEO가 베네수엘라를 두고 "투자 불가(Uninvestable)"라며 손사래를 치는 것은 당연한 경제적 판단이다. 마진이 남지 않는 장사에 자본은 움직이지 않는다.
4. 금리(Interest Rate): 멈춰진 엔진을 돌릴 마지막 열쇠
이 결정적인 딜레마를 해결할 유일한 변수는 무엇인가? 유가로 마진을 줄 수 없다면, 비용을 낮춰야 한다. 바로 ‘자본 조달 비용’, 즉 금리다.
프로젝트 파이낸싱(PF)의 세계에서 금리는 절대적이다. 고금리 환경에서는 적자인 사업도, 금리가 획기적으로 낮아지면 높은 내부수익률(IRR)을 내는 알짜 사업으로 둔갑한다.
즉, 미국의 에너지 재편 전략은 애초부터 ‘저금리’를 상수(Constant)로 두고 설계된 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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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금리는 단순한 경기 조절 수단이 아니라, 민간 자본을 지정학적 목표로 유인하는 ‘국가 전략적 보조금’이다.
이 지점에서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병목(Bottleneck)이 된다. 물가 안정을 우선하는 연준의 고금리 기조는 교과서적으로는 옳지만, 백악관의 시계와는 충돌한다. 금리 인하가 늦어질수록 에너지 투자는 지연되고, 대중국 포위망은 느슨해진다. 최근 트럼프 측의 전례 없는 압박과 형사 수사설까지 나오는 배경에는 이런 절박한 ‘시간표의 문제’가 깔려 있다.
하지만 연준은 여전히 독립성을 방패로 버티고 있다. 2026년 현재 시장은 연준의 저항으로 인해 금리 인하가 예상보다 늦어지거나 소폭(0.25%)에 그칠 것을 우려하고 있다. 이는 곧 전략의 실행 엔진이 아직 예열되지 않았음을 의미한다.
그런 상황이기에 오늘 발표된 제롬 파월 의장의 강제수사 논란은 상당히 정치적인 것이라고 해석할 수 있으며 또한 미국의 패권전략 가운데 병목현상을 해결하기 위한 트럼프 정부의 고육책이라고 볼 수도 있다. 모든건 결국 패권전쟁 속에서 트럼프 정부가 설계한 밑그림을 실행하기 위한 작업이라고 볼 수 있는 것이다.
5. 골디락스와 AI: 지연된 미래, 그러나 가야 할 길
만약 이 난관을 뚫고 전략이 궤도에 오른다면 어떤 세상이 올까?
미국이 꿈꾸는 종착역은 [저유가 + 저금리]가 결합된 인위적인 ‘골디락스(Goldilocks)’다.
물가는 낮게 묶어두고(Low Inflation), 성장은 폭발시키는(High Growth) 이 그림의 최대 수혜자는 단연 AI(인공지능) 산업이다. AI는 소프트웨어가 아니라, 막대한 전력을 먹고 천문학적인 자본을 삼키는 거대한 ‘인프라 산업’이기 때문이다.

금리가 내려가면 데이터센터 건설 비용이 줄어들고, 유가와 에너지가 안정되면 AI 가동을 위한 전력 비용이 급감한다. 즉, 미국이 만들려는 ‘저금리-저에너지’ 구조는 AI 패권을 쥐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토양이다. 비록 지금은 금리 인하 지연과 지정학적 마찰로 인해 삐걱거리고 있지만, 미국이 패권을 유지하기 위해 가야만 하는 외길 수순임은 분명하다.
[결론] 의지와 현실 사이, 투자의 방향
결론을 정리하자. 지금의 혼란스러운 국제 정세 속에는 ‘중국 고립’과 ‘미국 중심의 공급망 재편’이라는 거대한 흐름이 흐르고 있다. 러시아, 이란, 베네수엘라, 그리고 연준을 향한 압박은 모두 하나의 패키지 딜(Package Deal)이다.
투자자가 던져야 할 질문은 "금리를 언제 내리는가?"가 아니다. "미국이 이 막대한 비용과 현실적 저항을 뚫고, 이 판을 끝까지 밀어붙일 의지가 있는가?"이다.
그 의지는 매우 강력해 보인다. 그러나 우리는 2026년의 현실도 직시해야 한다. 연준의 저항, 엑손의 주저함, 러시아의 버티기로 인해 전략의 완성은 예상보다 더디게 진행될 것이다.
따라서 투자의 방향은 명확하되, 속도 조절이 필요하다. ▲원유 확보를 위한 에너지 인프라 및 EPC 기업, ▲저비용 고성장 국면의 핵심인 AI 및 전력 인프라, ▲그리고 유동성 확대의 척도인 비트코인은 여전히 유효한 배팅처다.
다만, 전략과 현실의 괴리가 좁혀지는 시점까지 발생할 변동성을 견딜 수 있는 유연한 대응이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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