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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을 흔든 대만과 한국 통화절상, 미국이 판을 짠다

5월 6일에 공개한 글 「원화 갑작스런 폭등, 미국의 패권전쟁은 아직 시작도 안했다」에서 우리는 한 가지 중요한 전환점을 목격했다고 언급했다. 그것은 지금의 움직임이 단순한 환율의 기술적 반등이 아니고 수요와 공급만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차원으로 이 흐름은 미국이 주도하는 달러 패권 전환의 서막이며, 지정학적 통화 재편의 출발선에 해당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 출발점이 바로 아시아 통화의 동시 절상이다.


특히 대만 통화는 최근 일주일간 10% 이상 절상되었다. 이는 정상적인 무역 흐름이나 외환 수급으로 설명하기엔 너무도 비정상적인 움직임이다. 이처럼 급격한 통화 절상이 가능한 배경은 단순히 시장의 수급 이상이며, 미국의 전략적 개입과 궤를 같이한다.


미국 트럼프 행정부가 일관되게 강조해온 전략은 명확하다: 강달러 + 저금리. 저금리를 통해 자본 조달 비용을 낮추고 투자를 유도하며, 강달러를 통해 전 세계 자금을 끌어들이고 수입물가를 억제하는 이중의 전략이다. 그러나 이러한 전략만으로는 미국 제조업의 회복이 어렵다. 그래서 필요한 다음 퍼즐은 상대국 통화의 절상, 즉 수입국들의 구매력을 높여 미국산 제품의 수요를 자극하는 것이다.


이 시점에서 대만 통화의 급격한 절상이 등장한다. 그것은 단순한 통화 변동이 아니라, 미국이 자국 수출을 늘리고 수입을 줄이기 위한 설계된 그림이다. 대만이 시작점이지만, 시장은 이 움직임을 독립적으로 보지 않았다. 오히려 한국 원화, 일본 엔화, 싱가포르 달러, 인도 루피 등 아시아 전체 통화가 연쇄적으로 절상되었다. 이는 글로벌 자금 운용자들이 동아시아 통화권을 하나의 블록으로 보기 때문이다.


대형 헤지펀드와 글로벌 매크로 펀드는 기본적으로 아시아 전체를 묶어 전략을 세운다. 이들에게 TWD(대만달러)의 절상은 단순히 대만의 통화 변화가 아니라, 아시아 전체 통화의 공조 신호로 읽힌다. 특히 현재 달러는 미국 내 금리 인하 기대와 경제 불확실성으로 약세 흐름을 보이고 있어, 아시아 통화의 동반 절상은 더욱 강하게 나타났다. 바로 이 지점이 미국이 계산한 시나리오의 핵심이다.


문제는 이 절상이 중국에 구조적 타격을 줄 수 있다는 점이다. 한국, 일본, 대만, 싱가포르 등 아시아 주요국의 연기금과 기관투자자들은 수년간 일정 비중의 자산을 중국에 배분해 왔다. 그러나 이들 국가의 통화가 단기간에 급격히 절상되면, 중국 내 투자 자산의 환차손 위험이 커진다. 특히 달러 베이스 수익이 줄어들고 위안화 자산의 가치가 떨어지면, 기관들은 본국으로의 자산 전환 및 이전을 검토하게 된다. 이는 중국에서 대규모 자금 유출이 시작될 수 있는 구조적 조건을 만드는 셈이다.


그리고 바로 이 위험을 인식한 중국은 오늘 긴급 대응에 나섰다. 지급준비율(RRR) 인하, 금리 인하 시사, 그리고 내수 부양을 위한 유동성 공급 강화가 그것이다. 이는 자본이 빠져나가기 전에 중국 자산의 매력을 다시 높여 자본 이탈을 막기 위한 방어적 조치다. 흥미로운 점은, 이 반응조차 미국이 기대한 그림 속에 포함되어 있다는 점이다.

미국은 트럼프가 말한 '아름다운 조정'을 원한다. 이 조정이란, 중국은 더 소비하고 미국은 더 생산하는 구조로의 전환이다. 중국이 내수를 자극하여 소비를 확대하면, 미국은 생산력을 기반으로 무역적자를 줄이고 달러 패권을 강화할 수 있다. 미국은 TWD 절상이라는 하나의 옵션을 발동해 아시아 자본 이동, 중국 정책 전환, 글로벌 통화 질서 재편이라는 복합적 목표를 동시에 실현하고 있는 것이다.


📈 투자자는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가

이제 이 통화 전쟁의 흐름을 마주한 우리는, 투자 관점에서 다음 단계를 고민해야 한다. 중국은 유동성 확대와 경기부양을 통해 자본 이탈을 막았고, 미국은 여전히 견조한 고용과 예상을 웃도는 GDP 성장률(GDPNow 기준 2.2%)을 유지하고 있다. 여기에 5월 FOMC가 변수로 다가온다.



GDP now
GDP now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은 낮지만, 만약 시장 친화적인 메시지가 나온다면, 중국발 유동성 + 미국의 경기 안정 + 물가 안정이라는 3중 호재가 겹쳐 시장은 단기적으로 급등할 수 있다. 그러나 K3 Lab은 거듭 강조해왔다. 지금의 시장은 현금화를 위한 상승이지, 중장기 투자 구간이 아니다.




급등하는 시장에 올라탈 수는 있다. 그러나 그것은 출구를 향한 마지막 랠리일 수 있다. 냉정한 시선과 구조적 분석이 필요한 때다. 지금 이 순간에도 자본은 정치적 의도에 따라 이동하고 있으며, 환율의 움직임은 단지 그 흔적일 뿐이다. 본질은 통화 그 자체가 아니라, 그 통화를 누가 설계했는가에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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