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관세합의, 90일간의 불장 그 다음은 파국일까?
- Charles K
- 2일 전
- 4분 분량
최종 수정일: 2일 전

2025년 5월 12일, 미국과 중국은 시장의 예상을 뛰어넘는 전격적인 관세 인하 합의에 도달했다. 미국은 펜타닐 관련 품목에 20%, 일반 품목에 10%의 보편관세를 부과하며 전체적으로 30% 수준으로 낮추었고, 중국은 기존 100%를 넘던 고율 관세를 10% 내외로 대폭 인하했다. 이러한 조치에 시장은 즉각 반응했다. 단순한 관세율 인하를 넘어, 미중 간 최악의 무역 전쟁 국면이 지나갔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글로벌 자산시장 전반에 ‘안도 랠리’가 나타난 것이다.
그간 미중 양국이 보인 강대강의 태도를 감안하면 이번 협상이 가져온 분위기 전환은 충분히 이해할 만하다.
하지만 K3 Lab의 시각은 다르다. 이번 합의는 결코 장기적 안정을 담보하는 '궁극적 합의가 아니라, 전면전 이전의 ‘사전 정지작업’이라는 판단이다. 이 판단의 핵심 근거는 양국이 처한 정치·경제적 현실에 있다.
먼저 미국부터 보자. 관세 협상 전, 시장은 미국 경제에 대한 깊은 불신을 드러내고 있었다. 기대 인플레이션은 고공행진을 이어갔고, 경기침체 가능성은 분산형 예측시장인 폴리마 (Polymarket)에서 65%에 달했다. 이는 ‘2025년 경기침체’가 시장에 이미 광범위하게 반영되었음을 보여준다.

하지만 관세 인하 합의 이후, 폴리마켓은 침체 확률을 41%까지 하향 조정했고, 야데니리서치는 35%, 무디스의 마크 잔디 애널리스트 역시 기존 60%에서 45%로 낮추며 낙관론에 힘을 실었다.
이러한 변화는 무엇을 말하는가? 바로 ‘관세 휴전’ 자체가 미국 경제에 대한 신뢰 회복의 신호로 작용했다는 것이다. 특히 눈여겨볼 점은 달러 지수(DXY)의 움직임이다.
최근 몇 달 사이 달러지수는 110에서 97 수준까지 급락하며, 미국 자산에 대한 신뢰 이탈과 인플레이션 압력을 동시에 야기했다.이런 상황에서 미국이 중국과 본격적인 관세 충돌에 나선다면, 물가는 급등하고 자산시장은 추가 붕괴의 위협에 직면할 수 있다. 즉, 미국에게는 "지금 당장은 싸울 수 없는 이유"가 분명했던 것이다.
중국도 마찬가지다. 미국의 고율 관세와 제3국에 대한 동시 압박은 중국의 우회 수출 전략을 차단했고, 수출 중심 성장모델은 벽에 부딪혔다. 게다가 부동산 부채 위기, 지방정부 디폴트 리스크, 청년 실업 문제 등으로 내수도 침체돼 성장은 둔화되고 자본은 유출되기 시작했다. 이런 가운데 미국과 정면 충돌을 감행한다는 건, 중국 입장에서 정치·경제 모두를 걸어야 하는 도박이었다. 따라서 중국도 미국과 마찬가지로 일시적 타협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다.
이 선택의 결과가 바로 ‘관세 인하’ + ‘90일 유예’라는 절충안이다. 그럼 이번 유예기간 동안 미국은 무엇을 원할까? 일단 급선무라고 보이는 것이 바로 달러의 강세이다.
1. 미국은 강달러 회복이 시급하다
미국이 직면한 가장 큰 문제중 하나가 바로 물가이다. 달러지수가 110에서 97이 되었다는건 엄청난 변동성을 말한다. 10%이상 하락한 달러에 더해 관세가 100% 이상이 되면 미국의 물가는 천정부지로 올라갈 수 밖에 없다. 심지어 지금 미국의 마트의 매대는 물건이 점점 부족해지고 있다. 물가가 실제 생활에 영향을 미치기 바로 직전이었다는 말이다. 그래서 미국은 중국과 협의가 필요했다. 중국과 협의가 되면 일단 물건가격이 안정화된다. 실제로 145%가 30% 가 되면서 물가에 대한 시름이 한결 줄어든 모습이다. 여기에 더해 물가가 안정이 되고 관세전쟁에 대한 불확실성이 걷히면서 달러 역시 크게 상승했다. 실제로 지난 몇일간 달러지수는 97에서 101.6까지 상승하면서 엄청난 상승을 보였다. 관세는 낮아졌는데 달러가 강해졌으니 이제 물가는 더 안정화 될 것이다. 이게 바로 미국이 이번 합의를 통해 얻게될 이익이다.

2. 동맹국과의 공급망 정비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여기에 더해 이번 90일간의 관세 유예가 주는 의미는 미국에도 있지만 사실 중국과 제조업 경쟁국들의 마음을 꽤 급하게 했을 것이다. 실제로 일본의 요미우리는 오늘자 보도에서 " 미국이 관세 정책의 최대 표적인 중국과 추가 협상에 속도를 내면 일본이 우선순위에서 밀릴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고 밝히며 부담스러운 속내를 은근히 보였다. 그리고 이는 한국도 마찬가지이다. 중국과 미국이 협의를 했다는 것은 지금 대선을 앞둔 상황에서 협의조차 못하고 있는 한국에게 큰 부담이 된다. 베트남도 대만도 상황은 매한가지다. 그리고 이런 이들 국가들의 마음이 바로 미국의 노림수일 가능성이 높다.
중국과의 관세 전면전을 가면 이번 미국이 겪었던 마트의 매대가 비는 현상과 물가 상승 압박은 더욱 심화될 가능성이 높다. 그렇다면 미국은 중국을 대체해서 물건을 공급할 국가들과의 관세협의가 빠르게 완료되야 한다. 바로 그 국가들이 한국, 일본, 대만, 베트남 등이다. 이들 국가들은 각기 다른 이유로 지금까지 미국과의 협상이 지지부진 했지만 중국과 미국의 협상을 계기로 상당한 진척을 이룰 가능성이 높아졌다. 그렇게 되면 미국은 한결 더 여유를 갖고 중국과의 협상에 나설 수 있다. 즉, 이번 중국과의 타협은 동맹국을 협상 테이블로 끌어내기 위한 전략적 연기라고 볼 수 있다.
3. 미국은 중국 시장개방의 속내를 확인할 수 있다.
트럼프는 최근 중국과의 아름다운 조정을 원한다고 말했다. 그 의미는 중국은 더 소비하고 미국은 더 생산한다는 말이다. 그리고 이를 위해 미국은 중국의 개방을 요구했다. 중국의 소비시장과 금융시장 개방을 통해 중국의 성장의 과실을 같이 가져가겠다는 말이다. 그리고 이 요구를 이번 합의에서 중국이 받아들인 걸로 보여진다. 그런데 정말 그럴지는 90일동안 지켜봐야 한다. 하지만 여기에 대해 부정적인 의견을 갖을 수 밖에 없는 이유는 개방이 중국에게 그다지 좋은 선택이 아니기 때문이다.
일단 금융시장 개방을 생각해보자. 지금 중국에서 자본은 정권의 통제력을 유지시켜주는 핵심이다. 그런데 이를 개방하는게 과연 '지금'좋을까?
이전 분석 글에서 언급했듯이 중국은 결국 금융개방이 필요하다. 그러나 지금일 확률은 매우 낮은데 이는 미국의 성장이 세계를 압도하고 있는 반면 중국의 성장은 계속 내려가고 있기 때문. 그리고 이런 성장의 차이가 자본의 유출을 가져오기 때문이다. 즉, 중국이 지금 개방한다는건 중국 자본의 해외유출을 의미하는 것이기에 중국이 90일내에 이를 받아들이기 매우 어렵다. 또한 소비시장에서도 중국은 지금 미국을 그다지 신뢰하고 있지 않다는 점에서 전면적 개방보다는 단계적인 개방을 선호할 가능성이 높다. 즉, 모든 면에서 고려해봐도 90일내 개방은 거의 불가능하다고 보여진다. 이말은 반대로 90일의 유예기간이 지나면 혹은 그 전이라도 미국이 준비가 되면 미국은 더 정교하고 강력한 수단으로 중국을 압박할 가능성이 높다. 경기침체가 우려된다는 것이다.
4. 투자자에게 당부하는 말
K3 Lab은 위의 콘텐츠에서 언급한대로 일시적인 반등에 대한 견해를 피력해왔다. 이는 미국과 영국의 합의를 시작으로 관세합의가 계속될 것으로 봤기 때문이며 특히 중국과의 협의도 어느 선까지는 될 것이라고 봤기 때문이다. 여기에 더해 중국발 유동성역시 시장에 훈풍을 불어올 수 있기에 지금의 상승장이 지속될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 그러나 계속해서 언급하듯이 지금의 상승은 진짜 전쟁전에 나온 잠깐의 상승일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그리고 이번 상승장이 마무리 되는 시기는 아마도 미국이 준비가 되는 그 시점이 될 가능성이 높다.
일단 미국은 중국과의 일전을 하기전 중국을 대체할 수 있는 동맹국과의 공급망 정비를 완료해야 한다. 90일이내가 될 것이다. 또한 이 기간동안 미국에서 금리인하가 있어 미중분쟁후에 올 경기침체에 대한 대비가 갖춰지면 그 때부터 미국은 더 적극적으로 중국을 압박할 가능성이 높다. 결국 이번 상승장은 투자해 놓은 자산의 현금화의 시간이지 적극적인 투자의 시기가 아니라는 말이 된다.
투자자는 이 반등을 기회로 삼되, 불장 뒤의 큰 침체를 항상 염두에 두어야 한다. 미국이 진짜로 준비를 마쳤다고 느끼는 순간이 바로 시장의 피크이자, 다음 위기의 시작점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지금 ‘폭풍 전의 고요’를 보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