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감세법안 하원 통과, 7,8월 썸머랠리 보다 조정의 이유가 된다.
- Charles K

- 7월 4일
- 2분 분량
오늘 새벽, 미국의 감세법안인 'Big Beautiful Bill(BBB)'이 마침내 하원을 통과했다. 수많은 논란을 뒤로하고 이제 남은 절차는 트럼프 대통령의 서명뿐이다. 트럼프는 현지시간 7월 4일 오전, 백악관에서 서명을 강행하겠다고 밝혔고, 이는 곧 법안이 실효되는 시점이 도래했음을 의미한다. 이제 우리는 이 법안이 만들어갈 새로운 경제 흐름에 대해, 특히 미국과 한국 시장에 미칠 영향을 점검해야 할 시점에 와 있다.
우선, 이 법안의 핵심은 재정 확대에 있다. 미국이 하루에 지불하는 이자 비용만 40조 원이 넘고, 연방정부의 이자 지출이 국방비를 초과한 상황은 더 이상 뉴스가 되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법안은 무려 5조 달러(약 6,770조 원)까지 부채한도를 확대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러한 ‘빚의 확대’는 스스로 모순처럼 보이지만, 미국은 오히려 이를 가장 효율적인 위기 대응 수단으로 선택하고 있다. 즉, 이미 진 빚을 갚기 위한 가장 실용적인 방법은 더 많은 부채를 발행해 성장 동력을 마련하는 것이라는 인식이 미국 정책의 바닥에 깔려 있다.
미국이 이렇게까지 하면서 지키고자 하는 것은 바로 ‘혁신’이다.
미국의 경제사는 곧 혁신의 역사다. 1990년대 닷컴 붐, 2000년대 스마트폰 혁명, 2010년대 빅테크 확장. 그리고 지금은 AI, 로봇, 자율주행, 양자컴퓨터가 새로운 성장 서사의 주인공이 되었다. 이러한 산업에 정부가 직접 돈을 풀어 성장 기반을 마련하겠다는 것, 그것이 이번 BBB의 본질이다. 미국은 민간 주도의 자본시장만으로는 시간 내 혁신을 이끌 수 없다고 판단했고, 결국 재정정책을 통해 기술 주도권 전쟁에 직접 개입하고 나선 것이다.


당연히 그 첫걸음은 국채 발행이다. 빠르면 다음 주부터 미국 재무부는 본격적인 발행 준비에 착수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TGA(재무부 일반계정) 잔고는 약 3,700억 달러, 역레포(RRP) 잔고는 약 2,100억 달러다. 정부가 목표로 하는 TGA 규모는 약 8,500억 달러이므로, 최소 3,000억 달러에서 많게는 4,000억 달러까지의 단기 국채를 추가 발행해야 한다. 이 국채는 재무부가 밝힌 대로 단기물(T-bill) 중심이 될 가능성이 높고, 이는 두 가지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첫째, 유동성 흡수가 불가피하다. 단기물이 대규모로 발행될 경우, 머니마켓펀드(MMF)와 은행의 잉여 유동성은 빠르게 정부 계정으로 흡수된다. 이는 곧 시장의 리스크 자산을 압박할 수 있는 유동성 위축 요인이다. 둘째, 단기채는 곧 담보로서의 유동성 재방출을 의미하기도 한다. 국채는 금융시장 내에서 담보로 활용되며, 이는 이후 파생 유동성의 확대를 유도할 수 있다. 즉, 일시적 회수 후 구조적 확장이 가능한 전략이라는 뜻이다.
그럼에도 시장은 일시적 충격을 피할 수 없다. 지금 시장은 이미 PER 대비 과매수 영역에 진입해 있으며, 기술주 중심의 급등이 선반영된 상태다. 여기에 7월 9일 관세 협정 결론, 7월 30일 FOMC 회의, 8월 여름철 거래 공백기까지 겹치면서 단기 불확실성이 최고조에 이르는 국면이다. 특히 8월은 계절적으로도 시장이 불안정한 시기다. 유동성은 줄고 거래는 적으며, 정책 이벤트는 없는 시기—즉, 가장 조정을 받기 쉬운 구간이란 뜻이다.
이 시기를 어떻게 해석하느냐에 따라 투자자의 대응은 달라질 것이다. 구조적으로 보면 이번 BBB 법안은 미국이 다시 한 번 재정으로 성장을 설계하겠다는 선언이다. 과거처럼 민간 주도의 자본 투자에만 의존하지 않고, 직접 정부가 미래 산업에 자금을 투입해 기술 초격차를 유지하겠다는 전략적 선언이다. 그리고 이는 단순히 미국의 성장 전략일 뿐만 아니라, 달러 패권을 유지하기 위한 필수 전략이기도 하다.
따라서 지금의 조정은 불가피한 조정이자, 예상 가능한 조정이다. 이 시기에 투자자가 해야 할 일은 오히려 단기 충격에 흔들리지 않는 것이다. 현금 비중이 높다면 분할매수를 통해 리스크 자산을 축적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으며, 장기적으로는 BBB를 통한 정부의 투자 시계가 본격화되는 9~10월 이후의 시장 반등을 기대해야 한다.
이미 미국은 방향을 정했다. 재정건전성을 포기하고 성장을 택했다. 그 성장은 인플레이션을 동반하겠지만, 기술혁신이라는 구조적 생산성 향상이 함께 이뤄진다면 그 부작용마저 감내할 수 있다는 것이 미국의 전략이다. 투자자는 이 방향에 편승할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 우리가 지금 더 공격적으로 시장을 보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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