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파운드리 IBM과 계약', 향후 반도체 산업의 투자 방향은 어디로?
- Charles K

- 9월 19일
- 2분 분량
반도체 전쟁의 격화와 한국의 기회
세계는 지금 반도체를 둘러싼 치열한 전쟁의 한가운데 서 있다. 중국은 엔비디아의 AI 반도체 사용을 거부하고 자국산 반도체 사용을 강하게 권장하면서 ‘반도체 굴기’를 끝내 완성하려는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미국 역시 행보가 심상치 않다. 미 정부는 인텔에 대규모 투자를 단행하며 자국 반도체 기업을 전폭적으로 밀어주고 있고, 이는 단순한 구호가 아니라 실질적 지원으로 이어지고 있다. 여기에 엔비디아까지 가세했다. 젠슨 황 CEO가 인텔 투자 의사를 밝히며, 인텔의 파운드리 고객이 될 수 있음을 시사한 것이다.
그렇다면 이런 흐름 속에서 한국의 반도체 산업, 특히 파운드리 부문은 어떤 위치에 서 있을까?

삼성전자의 반도체 행보
최근 삼성전자는 IBM의 차세대 파워칩 파운드리 계약을 비롯해 닌텐도, 테슬라, 심지어 중국 팹리스 업체까지 연이어 확보하며 사업에 힘을 더하고 있다. 개량형 7나노 공정에서는 전력 소비를 45% 줄이는 성과를 거두었고, 이는 대형 고객사 유치로 이어졌다. TSMC의 생산능력이 빠듯한 상황에서 삼성전자가 수주 기반을 넓혀가고 있는 셈이다. 한국은 글로벌 반도체 전쟁의 틈새에서 확실히 활로를 찾아내고 있다.
TSMC의 흔들림과 대만의 지정학적 위상
문제는 대만이다. 지금까지 파운드리 산업에서 TSMC의 존재감은 절대적이었다. 사실상 독점에 가까운 시장 지배력을 유지해왔기 때문이다. 하지만 삼성전자의 도전이 본격화되고, 미국이 인텔을 밀어주며 자국 내 파운드리 생태계를 구축하려는 움직임을 강화하면서 TSMC의 ‘절대적 위상’은 흔들릴 수 있다.
이는 단순히 기업 차원의 문제가 아니다. 대만이 국제 정치에서 전략적 가치를 인정받아온 가장 큰 이유는 반도체 공급망의 핵심 역할을 맡아왔기 때문이다. 만약 대안 공급처가 늘어나고, 글로벌 수급망이 다변화된다면 대만의 존재감은 과거만 못할 것이다.
지정학적 함의
대만의 지정학적 위상 약화는 경제적 타격을 넘어 안보적 위기로 이어질 수 있다. 미국에게 대만은 ‘세계 반도체 공장’이라는 이유로 전략적 가치가 컸다. 그러나 그 가치가 줄어들면, 미·중이 협상 테이블에 앉을 순간, 대만은 과거만큼 중요한 카드로 취급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 이는 곧 대만이 경제와 안보 양 측면에서 위기를 맞을 수 있다는 뜻이다.
정리하면, 반도체 전쟁의 격화는 미국, 중국, 한국, 대만 모두에게 커다란 변화를 예고한다. 한국은 파운드리 사업에서 기회를 찾고 있지만, 대만은 기존의 절대적 지위를 잃을 수 있다. 그리고 이는 동아시아 지정학 질서를 근본적으로 흔들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것이다.
투자자의 눈으로 바라보면 미국의 입장은 명확하다. 자국 반도체 기업을 우선적으로 키우겠다는 것이다. 아니면 최소한 미국 공급망 내에 편입된 기업들에게 기회를 열어주는 방식이다. 그렇다면 1순위는 인텔과 엔비디아 같은 미국 기업들이고, 2순위는 삼성과 TSMC 정도가 될 것이다.
그런데 여기서 중요한 변수가 하나 등장한다. 바로 중국이다. 미국은 중국과의 관계를 완전히 끊고 싶어하지 않는다. 이유는 간단하다. 미국이 생산의 중심이 된다 하더라도, 중국의 거대한 소비시장은 반드시 필요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미국의 전략은 ‘생산은 자국에서, 소비는 중국에서’라는 구도로 요약될 수 있고, 이 과정에서 협상은 불가피하다.
대만, 협상의 카드가 될 위험
그렇다면 미국은 무엇을 협상 카드로 사용할까? 대만이 될 가능성이 크다. 만약 미국이 중국과의 협상 과정에서 대만 문제에 대해 불간섭 혹은 미온적인 태도를 취한다면, 이는 중국의 장기적 목표와 부합할 수 있다. 동시에 이는 대만의 지정학적 가치가 축소될 수 있다는 신호이기도 하다.
따라서 대만과 TSMC는 지금까지 누려왔던 전략적 프리미엄을 잃을 위험에 직면한다. 투자자의 관점에서 보면, TSMC 투자에는 지정학적 리스크가 점점 더 커지고 있다는 결론에 도달할 수 있다.
한국 반도체의 기회
이 와중에 삼성은 대체 효과를 얻을 수 있다. 미국이 자국 내 생산 역량을 키우면서도 동맹국 기업과의 협력은 유지하려 할 것이고, TSMC의 리스크가 커지는 순간 삼성은 그 수혜를 받을 가능성이 높다. 이미 삼성은 IBM, 닌텐도, 테슬라 등 대형 고객사를 확보하며 기반을 넓히고 있다.
즉, 한국 반도체 산업은 위기와 기회가 동시에 존재하는 지점에 서 있다. 글로벌 반도체 전쟁은 대만에겐 위기, 한국에겐 도약의 기회로 작용할 수 있다. 투자자는 이 구조적 변화를 냉정하게 읽고, TSMC 리스크를 헤지하면서 삼성의 대체 효과를 포착하는 전략을 고려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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