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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화 갑작스런 폭등, 미국의 패권전쟁은 아직 시작도 안했다.







지난 며칠, 외환시장에서 한국 원화(KRW)가 갑작스럽게 절상되었다. 1,440원대에 머물던 원화는 단기간에 1,370원대까지 급등했다. 대만 달러(TWD) 역시 같은 기간 31선 초반까지 절상되며, 외환시장이 뭔가 비정상적인 반응을 하고 있음을 보여줬다. 이 현상을 단순한 환율 수요·공급으로만 해석하긴 어렵다.


왜냐하면 현재는 미국의 고금리 기조가 유지되고 있고, 대만은 전쟁 위험이 언급되는 지정학적 리스크 지역이며, 한국 역시 수출 주도형 경제다. 관세 리스크, 글로벌 수요 둔화, 반도체 업황 부진까지 겹친 상황에서 두 국가의 통화가 동반 강세를 보였다는 건 시장적 논리보다는 정치적 신호로 해석하는 것이 타당하다.


환율 강세의 정치적 맥락

대만은 최근 미국과 반도체 동맹을 강화했고, 한국 역시 반도체·조선 등 전략 산업에서 미국과 긴밀히 협력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미국이 '환율 절상'을 암묵적 혹은 명시적으로 요구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통화절상은 이들 국가에겐 수출 타격이지만, 미국 입장에서는 수입물가를 낮추고 자국 내 제조업 회귀를 유도할 수 있는 효과적인 전략이다.

즉, 미국은 "지정학적 동맹 + 산업 협력 + 통화정책 압박"을 결합한 복합 구조 속에서 달러 패권을 재설계 중이다.


미국의 전략: 줄 세우고 자본을 끌어온다

미국은 국가별 ‘동맹 등급’에 따라 다른 전략을 제시하고 있다.


  • 비우호국 (중국, 유럽)

  • 미국은 이들에게 통화 약세를 유도하고, 자본 유출을 유도한다. 이탈한 자본은 미국 국채, 달러 자산으로 유입되며 월가를 안정시킨다.


  • 강력한 동맹국 (한국, 대만, 일본)

  • 이들 국가에겐 통화 강세를 유도한다. 수출경쟁력은 약화되지만, 미국 내 리쇼어링을 촉진하고 소비시장 접근권을 제공하는 구조다. 이는 미국 메인스트리트를 강화하는 결과로 이어진다.


  • 지정학적 불안국 (유럽)

  • 러시아 위협과 에너지 불안정성 속에서 미국 에너지·군사 시스템에 의존하도록 유도한다. 결과적으로 미국은 유럽의 산업·에너지 주권까지 흡수하는 중이다.



이 구조의 본질은 "달러 패권 + 지정학 + 자본 흐름의 통제"이다. 미국은 통화와 산업, 외교를 모두 연결하여 하나의 경제안보 질서를 만들고 있다.


전략적 모순: 동맹을 약화시키면서 동맹을 유지할 수 있을까?

문제는 미국의 이 구조가 동맹국에 ‘희생’을 요구하는 구조라는 점이다. 통화 절상은 수출 둔화를 의미하고, 제조업 유출은 자국 일자리 감소로 이어진다. 동맹은 안보로 유지될 수 있어도, 경제 기반까지 흔들린다면 지속 가능하지 않다.


게다가 미국은 4년마다 리더십이 바뀐다. 트럼프가 복귀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고, 정책 일관성은 낮다. 동맹국 입장에선 "지금 따랐다가, 다음 정권에서 버림받는 것 아니냐"는 불안감이 있다. 그래서 절대적 동맹이 아니라, 조건부 협조 + 유사 동맹 전략이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


결국 동맹국은 “줄을 서는 척”은 하되, 속으론 자국 중심 생존전략을 준비할 수밖에 없다. 이는 중국이 바라는 시나리오이기도 하다. 미국 중심 질서의 허점을 찌르기에 충분하다.


미국이 취해야 할 다음 전략: 기회를 나눠야 한다

미국이 진정한 동맹을 만들고자 한다면, 단순한 통화 압박이 아니라 기회의 제공이 필요하다.


1️⃣ 동맹국에겐 시장 접근권을 줘야 한다

중국이 잃어버리는 미국 내 시장을 일본, 한국, 대만, 독일 등에게 나눠줘야 한다. 미국 제조업의 자급자족은 환상이다. 전기차, 배터리, 반도체, 의료기기 등 주요 산업에서 동맹국이 실질적 공급자가 될 수 있게 해야 한다. 시장 없는 산업 파트너십은 신뢰를 만들지 못한다.


2️⃣ 비동맹국에겐 ‘질서에 들어올 수 있는 룰’을 줘야 한다

완전한 탈중국, 탈중동은 어렵다. 미국은 시장 개방과 연동된 조건부 참여 룰을 제시해야 한다. 패권은 강요가 아니라 설계로 만들어진다. 참여 조건이 없는 질서는 오래가지 못한다.


투자자는 무엇을 봐야 하나

환율이 미친 듯이 움직이는 시장은 예측 불가능한 시장이다. 이는 투자자에겐 리스크다. 그런데 시장은 오히려 반등하고 있다. 왜일까? 트럼프와 연준 모두 시장 붕괴를 원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번 FOMC에서 파월이 유화적인 발언을 한다면 시장은 단기 랠리를 이어갈 수 있다. 트럼프 역시 시장에 반하는 메시지를 자제하고 있다. 단기적인 강세장은 가능하다. 그러나 구조는 변하지 않았다. 트럼프는 '새 판'을 만들고 있고, 그 과정엔 위기가 수반된다.


따라서 현재의 상승은 매도의 기회, 이후 위기는 매수의 기회로 봐야 한다. 단기 1~3개월 반등 구간에서 현금화 전략이 유효하다. 본 게임은 아직 시작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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