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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캐리 청산이 흔든 비트코인 폭락, 상승할 가능성을 열어두자

이번 비트코인 하락은 구조적 하락이 아니다. 정부 셧다운 이후 이어져온 단기 유동성의 경색, 베이시스트레이드의 위축, 그리고 엔캐리 청산 우려가 겹치면서 일시적인 위험자산 회피 현상이 나타났을 뿐이다. 문제의 본질은 성장이나 수요가 아니라 유동성 그 자체에 있다. 실제로 미국의 실물 지표는 견조하다. 성장률은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소비는 여전히 탄탄하며 기업투자도 꺾이지 않았다. 물가가 부담이지만 치명적 수준은 아니다. 그러나 단기자금은 메말랐다. TGA에는 9500억 달러 이상이 잠겨 있고, 역레포는 바닥이며, QT는 멈췄지만 지급준비금은 여전히 3조 달러 밑이다. 이런 상황에서 약간의 충격만 있어도 유동성이 가장 빠르게 반응하는 시장, 즉 비트코인은 흔들릴 수밖에 없다.

<TGA>
<TGA>

<역레포 잔고>
<역레포 잔고>

지급준비금
지급준비금

그런데 이 구조가 BOJ 우에다 총재의 일본 금리상승 발언과 맞물려 움직였다. 발언 전후로 일본의 채권금리는 크게 상승해 (10년물 1.87%, 2년물 1% 이상) 시장으로 하여금 다시한번 엔캐리 청산 공포를 자극했고, 그 파동이 위험자산 회피로 번졌다. 하지만 여기서 놓치면 안 되는 건 일본이 독자적으로 움직였을 리 없다는 점이다. 일본은 늘 미국과의 공조 속에서만 움직여 왔고 지금도 그럴 가능성은 꽤 높다고 본다. 그렇다고 가정하면 이번 금리상승은 관계의 단절이 아니라 시장 상황을 조율하겠다는 의지의 결과라고 볼 수 있다. 일본이 금리를 통해 엔화의 신뢰를 높이고, 그로 인해 줄어드는 유동성의 양만큼 혹은 그 이상 미국은 반대로 유동성을 공급해 충격을 완화하는 구도. 즉 일본이 금리를 담당하고 미국이 돈을 푸는 구조를 만들려고 했다고 생각할 수 있다. 즉 이 구조에서 논리는 엔캐리 청산의 위험이 생기면, 그만큼 혹은 그 이상의 유동성이 들어오면 된다는 거다. 그 역할을 하는 게 바로 양적완화다.

10년물 일본 국채 금리
10년물 일본 국채 금리

미국이 양적완화를 재개한다면 상황은 완전히 달라진다. TGA에 묶여 있는 자금이 풀리고 단기금리 시장에 유동성이 공급되면, 엔캐리 청산의 이유가 사라진다. 그 근거는 꽤나 명확하다. 엔캐리 청산의 이유가 금리차가 좁혀지고 성장률도 좁혀지는 구간에서 나온다고 본다면 양적완화와 금리인하로 미국 경제가 더이상 흔들리지 않고 성장률이 높게 유지되는 상황에서 굳이 청산을 선택할 이유는 없다. 오히려 완화로 인해 금리와 유동성이 동시에 좋아진다면, 투자의 관점에서 자금이 잔류하는 것이 훨씬 이익이다. 그렇게 되면 떠날줄 알았던 엔캐리 자금은 남고, 양적완화가 더해지고, 금리인하가 현실화되면 유동성은 지금보다 더 커진다. 즉, 자금은 다시 위험자산으로 향할 수 있다는 말이다. 이번 구조적 변화에서 시장은 성장률이 상승 압력을 받으며 유동성은 오히려 늘어나는 구조로 바뀌는 것이다.

결국 지금 시장의 구조는 이렇게 된다고 볼 수 있다. 셧다운 이후 단기 유동성 부족 → 엔캐리 청산 공포로 유동성 공포 심화 → 위험자산 회피 → 그러나 미국의 완화로 커버 → 엔캐리 유지 + QE + 금리인하 + 성장률 상승. 이 4단 구조가 완성되면 시장은 하락이 아니라 반등의 초입에 들어선다. 미국이 실제로 유동성을 투입한다면, 그 순간부터 엔캐리는 오히려 장기 포지션으로 전환된다. 유동성이 다시 들어오면 비트코인과 같은 선행 위험자산은 제일 먼저 반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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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이번 하락은 구조적 붕괴가 아니라 유동성의 ‘순간적 공백’이다. 그 공백을 메우는 것은 미국과 일본의 공조이며, 그 공조의 형태는 금리와 양적완화의 분업이다. 일본은 금리로 신뢰를 세우고, 미국은 유동성으로 엔캐리의 붕괴를 막는다. 이 체계가 작동한다면 12월부터 1월은 유동성 회복의 시간, 그리고 위험자산의 재부상 구간이 된다. 이 구조라면 지금의 흔들림은 공포의 파동이 아니라 유동성 전환의 진입 신호다.

그러나 만약 이 구조가 아니라면 시장은 유동성 쇼크 상태로 갈 수 있다. 양적완화도 금리인하도 없다면 엔캐리 청산은 가능성이 높아진다. 시장에 단기 자금 쇼크 파동은 커질것이고 위험자산 밸류는 크게 하락할 수 밖에 없다. 결국 이번 FOMC는 시장의 방향을 정할 가능성이 높다. K3 Lab은 높은 확률로 금리인하와 양적완화 시작 혹은 최소한 이에 대한 매우 우호적 발언을 기대하지만 그 반대도 열어놓고 생각해야 된다. 시장의 방향은 12월 10일에 결정될 가능성이 높다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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