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은 왜 '지금' 한국과 관세협정을 서두르고 있을까?
- Charles K
- 4월 15일
- 4분 분량
뉴스를 보는 눈: 미국은 급하다.아니 급했다. 그걸 보면 트럼프가 얼마나 마음이 급한지 알 것 같다. 트럼프는 왜 이리 빨리 관세를 무리하게 진행하려 했을까? 이건 뇌피셜에 가깝지만 트럼프는 임기 초반에 어떻게든 인정할 만한 성과를 만들어 놓아야 한다는 부담감이 컸었던 것 같다. 그 이유로 생각해볼 수 있는 것에 대해 고민해보자. 2번째 임기인 그는 초기 대통령의 힘이 계속 이어질 수 없음을 잘 알고 있을 것이고 이렇게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정책을 임기 후반까지 끌고가기엔 많은 지지가 필요한데 그러기 위해서는 중간선거 승리가 꼭 필요했기 때문이지 않았을까 싶다. 하나씩 살펴보자.
미국은 내년 11월 중간선거가 있다. 그 선거에서 승리를 해야 트럼프는 자신의 지금 정책을 무리없이 아니 무리가 있더라도 강제적으로라도 임기말까지 끌고 갈 수 있다. 그럴러면 중간선거 전 어느정도의 성과를 보여줘야 한다. 어떻게? 임기 초반에 무리를 해서라도 자신의 정책의 근간을 만들어 놓음으로서 그렇게 해야 될 것이다. 그럼 트럼프는 지금 무얼 하려는 걸까? 당연히 트럼프는 빚이 많은 미국, 산업을 빼앗기고 자본주의에서 금융을 제외하고 조금씩 도태되고 있는 그런 미국이 패권을 계속 유지하도록 정책을 집행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 중심에 바로 '관세'가 있다.
패권을 유지하는 데 가장 쉬운 방법은 경쟁자를 없게 하는 것이다. 없게 한다는 건 있는 경쟁자를 주저 앉히던가 잠재적 경쟁자의 싹을 자르는 것을 말한다. 지금 미국의 최대 경쟁국은 당연히 중국으로 약해진 미국이 중국이라는 나라를 주저앉히기 위해서는 그간의 합리적 '경쟁'만을 통해서는 꽤나 불리할 수 있다. 그래서 미국은 중국이라는 경쟁자를 제거하기 위해 관세를 부과한다. 관세를 통해 미국은 빚을 줄이는 한편 동맹으로부터의 협력을 얻어 중국을 더 깊이 고립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좀 더 깊이 들어가보자.
미국은 현재 전세계 최고의 소비대국이다. 그런 미국이 관세를 부과하면 이 나라에 물건을 수출하는 모든 국가와 기업은 큰 타격을 입게 된다. 이를 피하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이 미국에 들어가는 '리쇼어링'을 택하든가 아니면 미국과 상대적으로 우호적인 관계에 있는 국가로 사업을 이전시켜야 할 것이다. (물론 이 경우 일정부분 관세를 부과해야 될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지금의 공급망은 그리 단순하지 않다는데 있다. 하나의 기업이 이전하는데는 다양한 상황과 경우의 수를 고민해야 되고 이 모든 상황을 분석한 뒤 매우 큰 결단이 필요한 그런 일이다. 그런데 이를 '부탁'이라는 형식으로 해서는 속도도 나지 않을 뿐 아니라 이에 동의하는 나라나 기업의 수도 꽤 적을 수 있다. 그리고 바로 여기에 미국의 딜레마가 있다.
미국이 관세를 집행하면 당연히 빚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되지만 이는 미국과 다른 국가와의 관계에 안좋은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 기본적으로 관세는 다른 국가의 상품의 판매에 그다지 좋은 영향이 없기 때문이다. 심지어 이렇게 협박이라는 형식으로 관세를 부과하면 이후 '보복관세'에 더해 시간이 지날 수록 '국가간 신뢰'의 문제도 발생할 수 있다. 즉, 미국중심의 연합의 해체로 귀결될 수 있다는 말이며 최악의 경우 중국중심의 반미국 동맹체제가 결성될 수 있다는 말이기도 하다. 그리고 바로 이런 점을 캐치한 중국은 벌써부터 베트남, 말레이시아 등을 방문해 세력을 결집하고 있다. 미국에 대항해서 말이다.

그래서 미국은 '관세'를 차등 적용하는게 필요하다. 예를 들어 베트남에 46%, 한국에 25%, 일본에 24%를 부과하고 있는 미국은 중국에는 145%를 부과한다. 그런 상황에서 만약 협상을 통해 이를 크게 낮출 수 있다면 예를 들어 베트남 20%, 한국 10%, 일본 10% 이런식으로 낮춘다면 이제부터 각 국가별 이익은 달라진다. 달라진 비율에 따라 몇몇 나라들은 미국에서 큰 이익을 챙길 수도 있기 때문이다. 특히 중국과 다양한 산업에서 경쟁하고 있는 국가들은 관세가 오히려 더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이 관세 덕분에 미국이라는 큰 소비시장에서 중국과 경쟁하지 않아도 되니 말이다. 이런 상황이 되면 결국 이 나라들은 앞에서는 우는 소리를 해도 뒤에서는 미국의 손을 잡을 가능성이 크다. 관세를 낮추는 협상을 하면서 이들 국가는 미국과의 연대라는 조건을 건 그래서 중국에 대항해 미국과 연합하는 그런 새로운 동맹말이다. 그러면 미국은 이들 국가로부터 낮은 관세라도 일정수익을 얻게 되고 또 이들 국가들은 조정된 세율 덕분에 이전보다 더 큰 이익을 챙기거나 최소한 다른 국가보다는 더 나은 수익을 얻을 수 있다. 그리고 그 이익의 대부분은 중국이 미국시장에서 혹은 세계시장에서 얻고 있던 그 수익일 것이다. 즉, 이 나라들이 미국내 중국이 점령해 오던 시장을 잠식해 관세로 부터 잃은 수익보다 더 큰 수익을 얻을 수 있다는 말이 되는 것이다.
이렇게 미국을 중심으로 관세를 통한 동맹이 결성되면 이제부터 얘기가 크게 달라질 수 있다. 일단 미국은 이들 국가와 연대해 중국에 대항할텐데 그렇게 되면 중국의 보복이 한 국가에 집중되지 못하고 이 모든 동맹국들에 집중되기에 이들 국가들이 받는 피해는 1/n이 될 수도 있다. 즉, 미국 혼자 대응할 시 집중될 중국의 보복이 분산되기에 미국은 타격을 덜 받게 되는 것이다. 반면 중국은 피해가 더 커진다. 미국혼자가 아닌 다른 국가들에게 같이 보복을 당하기 때문이다. 미국에게 동맹은 충격완화장치이자 경제적 방패가 되고 중국에게는 더 큰 충격을 주는 그런 무기가 되는 샘이다.
심지어 이렇게 될 경우 중국은 우회수출도 어려워진다. 베트남이나 멕시코, 캐나다 같은 나라들은 지난 수년간 중국의 전진기지 역할을 해왔다. 1기 트럼프 시절부터 무역분쟁을 해온 중국기업들이 이들 나라로 가서 생산해 물건을 미국에 수출하면서 피해를 줄여온 것이다. 그런데 만약 이들 국가가 미국과 손을 잡으면 지금부터 중국은 수출이 매우 어려워진다. 심지어 미국내 시장 뿐 아니라 이들 미국 동맹국들의 시장에서도 점유율이 주는 최악의 상황을 맞게 된다. 이렇게 되면 중국은 기존 수출 루트를 버리고 새로운 루트를 찾아야 한다. 이 때 기존의 중국내 기업들도 같이 이동할 수 있다. 즉, 더 많은 중국기업들이 중국내에서 이동해 미국의 리쇼어링 정책에 여러 방식으로 합류한다는 뜻으로 미국 중심의 공급망 구조로 재편될 수 있다는 뜻이다. 그리고 이는 당연히 미국의 패권도전국으로서 중국이 상당히 험난한 미래를 맞이 할 가능성이 농후해지는 것을 말한다.
지금 패권전쟁의 다음 단계는 동맹전선 형성이다. 미국이 중국에 실질적 압박을 가하고 그 효과를 지속시키기 위해서는 보복리스크 분산+ 공급망 재편+국제적 명분이 필요하다. 그래서 미국은 차등적 관세적용이 필요하고 중국은 여타 국가들의 반미 감정을 자극하고 새로운 공급망에 대한 비전을 제시하는게 필요할 것이다. 동맹전선 형성에서 만약 미국이 실패하고 동맹이 중국을 중심으로 형성이 되면 미국은 큰 곤경에 처할 수 있다. 그래서 지금 미국은 더 마음이 급하다. 중국과의 패권전쟁 전에 그리고 내년 중간선거 전에 이 모든 밑그림을 그려놔야 하기 때문이다. 또 이를 알고 있는 중국의 다음 행보도 매우 주의깊게 지켜봐야 한다. 미래는 여전히 열려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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