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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패권 전쟁, 과연 미중 합의 가능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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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패권 분쟁은 과연 전쟁으로 악화될까? 그럴 가능성도 충분하지만 최근 돌아가는 상황을 보면 합의의 가능성도 열어 둘 수 있다. 변화하고 있는 상황에 맞게 미국도 중국도 서로의 생각을 조율하면서 조심스럽게 접점을 찾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런 모습은 각 국의 발언에서 드러나고 있다. 중국인민은행 부행장 코멘트를 살펴보자.


“주 부행장은 "오랫동안 중국의 외환보유액 운용은 안전성과 유동성, 가치 보존 및 증식을 목표로 했으며 투자 포트폴리오가 효과적으로 다변화되어 있다"며 "단일 시장이나 단일 자산의 변동이 중국 외환보유액에 미치는 영향은 대체로 제한적"이라고 언급했다. 그는 또 "외환시장의 복원력을 높이며 시장 관리 능력을 강화하고 위안화 환율의 과도한 변동을 방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연합인포맥스, 25. 4. 28)


“28일 중국 재정부 홈페이지에 올라온 성명에 따르면 란포안 재정부 장관은 "중국은 보다 적극적이고 효과적인 거시 정책을 채택할 것"이라며 이같이 발표했다. 그는 "현재 복잡한 외부 환경 속에서도 중국은 세계를 향해 초대형 시장을 더욱 개방할 의지가 있다"며 "중국은 세계 경제에 안정성과 동력을 지속적으로 제공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근 중국에서 나온 발언들을 보면 조금 이상한 부분이 있다. 미국의 관세 부과로 중국 수출이 막혀있는 상황에서 중국의 해결 방안 중 하나로 언급된 것이 바로 위안화 절하이기 때문이다. 위안화가 절하되야 수출 관세가 상쇄되어 중국 상품의 수출이 더 잘될 수 있다는 것이 그 이유인데 지금 발언을 보면 중국은 위안화 절하 혹은 급격한 변동에 대해 상당히 신중한 자세를 견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이는 그들의 정책에서도 잘 들어나는데 실제로 중국은 사실상 기준금리인 1년 만기 및 5년 만기 LPR(대출우대금리)을 각각 3.1%, 3.6%로 동결하면서 환율의 변동성을 줄였다.



그리고 이런 중국의 모습은 지난 글에서 언급한 트럼프의 말과 일맥상통하는 부분이 있다. 트럼프는 지난 26일 '실질적 양보가 무엇이냐'고 묻는 기자의 질문에 "중국을 개방하라(free up China), 중국에 우리가 들어가 일하게 해달라는 것"이라며 "솔직히 그게 우리가 원했던 것이다. 거의 얻어낼 뻔했는데 그들이 물러났다"고 설명했다.


이를 종합해 보면 미국은 앞으로 생산을 미국이 더 많이 하겠다고 선언하면서 중국이 소비시장을 열어 미국의 상품을 사줄 것을 요구한 것이라 할 수 있고 중국은 이에 격렬히 저항하겠다는 의사대신 어느정도 수용할 의사를 보인것으로 볼 수 있다. 그리고 이렇게 서로의 입장이 좁혀지고 있는 것은 중국과 미국이 처한 새로운 전환과 시대적 배경때문이라고 보인다.



1. 중국, 더 이상 팔 곳이 없다


미국이 설계한 글로벌 시대에서 중국은 세계의 공장의 역할과 위치를 확고히 해왔다. 중국은 엄청난 인구에서 나오는 노동력과 제조업 인프라, 그리고 낮은 환율을 통한 수출 경쟁력을 통해 미국과 세계의 기대에 부응하며 빠른 성장을 해온 것. 그런데 결국 이는 미국이 만들고 설계한 시스템의 한계와 함께 새로운 변화를 가져오게 했다. 중국의 빠른 성장은 미국의 증가하는 빚과 미국의 제조업 약화라는 문제를 안겨줬다. 즉, 이 시스템의 지속 가능성에 문제가 생긴 것이다.


그래서 미국은 트럼프 1기 부터 고율관세를 통해 중국을 압박했다. 그리고 이는 트러프 2기에 더 강해지고 있다. 1기 당시 중국은 우회수출경로를 찾아 베트나, 멕시코, 캐나다 등으로 제조시설을 옮기며 생산해 관세의 충격을 완화했지만 트럼프 2기에서는 이 마저 막히며 수출에 큰 문제가 생긴 것이다. 이 때문에 한국에서 택갈이 등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지만 이 역시 한미 협상에서 문제가 되며 지속성에 대해 심각한 의문이 들고 있는 상황이다. 즉, 중국은 수출이 막혀 달러 수급에 문제가 생긴 것이다. 그런 상황이라면 중국이 취할 수 있는 옵션은 바로 소비다. 중국이 스스로 소비하는 경제로 전환하면 중국에서 성장이 나올 수 있는 것이다. 그리고 이는 트럼프가 원하는 바와 일치한다.



2. 미국은 왜 중국이 소비국가가 되길 바라는가


그럼 여기서 트럼프가 진정으로 바라는 것을 고민해보자. 세간에서 말하는 디커플링 즉, 중국과의 단절은 미국에게 아주 큰 재앙이다. 왜? 지금 미국은 소비대국에서 생산자의 역할로 전환하고 있는데 이렇게 미국이 생산할 때 누군가는 상품을 구매해야 되고 그 적합한 대상이 바로 중국이기 때문이다. 미국은 디커플링이 아니라 새로운 시스템에서 중국의 역할 전환, 세계의 공장에서 세계의 소비국가로의 전환을 가상한 시나리오를 짜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미국은 지금 중국을 밀어붙이고 있는 것이다. 중국과의 분쟁이 목적이 아니라 세계 시스템에서 중국을 낙오시키는게 목적이 아니라 세계 공급망 재편에서 중국의 역할 재편을 요구하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중국은 미국에게 매우 큰 시장이 된다. 미국 제품의 최종 수요처로서의 중국. 바로 그게 미국이 원하는 바라고 보인다.


그리고 이는 단지 경제만이 아니라 미국 입장에서 다음과 같은 전략적 이점을 제공한다:


  • 중국의 제조 기반 약화 → 군사력 성장 억제

  • 중국 시장 개방 → 미국 기업의 이익 확대

  • 중국의 달러 보유 지속 → 미 국채 수요 안정

  • 글로벌 공급망에서 미국 중심 비중 확대



즉, 중국이 미국이 새롭게 설계하고 있는 시스템에서 소비국가의 역할을 맡는 순간, 미국의 패권은 더욱 견고해진다는 것이 미국의 생각일 것이다.


3. 중국은 구조적 전환이 가능할까?



하지만 문제는 중국의 상황에 있다. 중국 역시 소비국가로의 전환이 어떤 면에서는 필요하다. 소비국가로의 전환은 곧 주변국가에게 더 큰 영향력을 끼칠 수 있음을 말한다. 중국이 꿈꾸는 일대일로 사업도 이와 밀접한 연관이 있기에 소비국으로서의 중국하에서 더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문제는 이게 시기상조가 될 수 있다는데 있다. 중국인의 대부분은 여전히 소비보다 저축을 선호하는 한편 부동산시장의 침체로 가계의 소비심리는 상당히 얼어 붙어 있다. 또한 중국인 대부분은 생산과 밀접한 직장에서 일하고 있다. 이는 생산시설의 붕괴는 중국인의 소비심리를 더 얼어붙게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 더해 중국정부가 미국이 원하는 바를 잘알고 있고 이에 대한 장단점을 파악하고 있는데 예전과 같이 미국 설계의 세계 질서 속으로 들어가 미국이 원하는 역을 맡아줄지도 의문이다.


4. 투자의 미래는 어디?


지금 중국은 딜레마에 빠져있고 미국 역시 어려운 상황으로 들어가고 있다. 전세계에 부과된 관세는 이제 부메랑이 되어 시시각각 미국의 소비시장을 얼어붙게 하고 있고 물가에 영향을 주고 있다. 그리고 이는 미국 트럼프 대통령의 정치력에 도전이 되고 있다. 이런 점에서 두 국가의 합의는 필요할 수 있다. 그러나 이는 절대로 쉽게 빠르게 되지는 않을 거다. 두 국가가 처한 딜레마와 상황이 상황을 고차원 방정식으로 만들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트럼프 시대에 투자는 울퉁불퉁 정도가 아니라 파괴적인 업다운이 될 거라고 볼 수 있다.


투자자라면 이 흐름을 읽어야 한다. ‘중국은 소비로 살고, 미국은 생산으로 돌아간다.’ 지금의 전환은 일시적 무역전쟁이 아니라, 장기적 시스템 재설계의 시작이다. 하지만 이는 장기적인 시나리오로 매순간의 변수에 따라 예상못한 자산시장의 발작이 기다리고 있다. 그래서 지금은 긴 안목에서 시대의 흐름에 맡는 종목에 장기투자가 필요하다. 단기적인 흐름에 대한 예측을 하며 우리의 자본을 배치할 때 성과가 좋을 수 없는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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