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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 최고점 돌파, 트럼프 감세 법안 뒤 불장이 오는 이유



지금 시장은 누구도 명확히 방향을 말할 수 없을 만큼 혼란스럽다. 뉴스는 넘치고, 시그널은 뒤섞이며, 노이즈는 커지고 있다. 무디스의 미국 신용등급 강등 이후 이어지는 정책 발표들과 자산시장 반응은 이 혼란을 더 부채질한다. 무디스가 미국의 신용을 낮춘 핵심 이유는 ‘빚’이다. 그런데 미국은 지금 그 빚을 더 늘릴 준비를 하고 있다. 트럼프가 제시한 이른바 ‘크고 아름다운 법안’—대규모 감세안—이 바로 그것이다.


감세는 분명 시장을 자극하는 정책이다. 하지만 이번 감세안은 재원이 부족하다. 이는 곧 더 많은 국채 발행을 의미하고, 이는 금리 상승과 달러 약세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를 낳는다. 실제로 시장은 이에 반응했고,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는 4.6%를 넘으며 강하게 흔들렸다. 대다수 투자자들은 이번 감세를 ‘위험하다’고 본다. 무디스의 경고 이후 부채를 더 늘리는 이 행보는 ‘무모하다’고 느껴질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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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K3 Lab은 오히려 정반대의 가능성에 주목한다. 이번 감세는 단기적으로 자산시장에 강력한 상승 동력을 제공할 수 있다. 이유는 간단하다. 감세는 미국 내 자산의 매력을 극대화한다. 기업이익 상승은 주가 상승으로 이어지고, 자산가격의 랠리는 투자자들의 포트폴리오를 미국 중심으로 재편하게 만든다. 지금 미국 주식시장은 상승하고 있고, AI 분야에서 다시 한번 구글이 보여준 기술 우위는 투자자들의 ‘미국 선호’를 더욱 강화시킨다.


그렇다면 미국 자산이 상승하고 돈이 몰리는 이 환경에서, 투자자는 미국을 외면할 수 있을까? 대체 가능한 투자처는 어디에 있는가? 현실은 냉정하다. 자금은 이미 미국으로 쏠리고 있고, 이는 달러 강세로 이어진다. 강달러는 수입물가를 낮춰 인플레이션 압력을 줄인다. 감세로 인한 소비 확대가 물가 상승을 유발할 가능성을 강달러가 상쇄해주는 셈이다. 주가 상승, 강달러, 낮은 물가. 이 삼박자가 시장을 단기적으로 ‘골디락스’ 구간처럼 보이게 만든다. 이를 가장 잘 말해주고 있는게 바로 비트코인이다. 유동성에 가장 민감한 자산인 비트코인이 어제 최고점을 경신했다. 이는 달러자산인 비트코인에 유동성이 몰리고 있다는 걸로 지금의 상황을 아주 잘 말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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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중요한 점은 금융시장이 실물경제보다 항상 빠르게 반응한다는 것이다. 감세의 실질 효과가 메인스트리트에 도달하기까지는 시간이 걸리지만, 월가는 이미 움직이고 있다. 시장은 아직 현실이 아닌, 기대에 베팅한다. 지금은 그런 기대가 유동성으로 연결되고 있는 시점이다.


통화정책 관점에서도 이번 감세는 묘한 균형을 만든다. 감세 → 성장 기대 → 강달러 → 물가 안정 → 금리 하향 기대라는 도식이 작동할 수 있다. 실제로 연준이 금리를 내리지 않더라도 시장의 심리는 ‘금리 안정’ 쪽으로 기울 수 있고, 이는 채권금리를 누르는 심리적 압력으로 작용한다. 즉, 감세가 금리 폭등 요인이 아니라, 오히려 금리를 진정시키는 촉매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모든 흐름은 결국 ‘단기적 불장’을 만드는 데 필요한 서사를 제공한다. 그러나 문제는 이 서사가 구조적 균형 위에 놓인 것이 아니라, 왜곡된 균형 위에 있다는 점이다. 미국의 재정 상태는 감세와 동시에 증가하는 부채를 감당하기 어렵다. 관세 유예 기간이 종료되면 수입단가는 다시 오르고, 인플레이션 압력도 재차 고개를 들 수 있다. 관세전쟁이 재점화될 경우, 미국 소비는 생각보다 빠르게 둔화될 가능성도 있다. 7월 8일은 이 모든 변수들이 본격적으로 움직이기 시작하는 D-day가 될 수 있다.


또 하나의 변수는 일본이다. 오늘 일본 10년물 국채금리는 1.55%를 돌파했다. 20년 만에 최고 수준이다. 일본의 금리 구조가 뒤틀리기 시작하면, 아시아 전체 자본 흐름에도 균열이 생길 수 있다. 유럽 채권시장도 불안하고, 한국 시장도 외환과 채권 양면에서 취약하다. 글로벌 채권시장이 요동치는 상황에서 미국 주식시장만 상승 랠리를 지속하는 것은 결국 한계에 부딪힐 수밖에 없다.


시장도 이 사실을 모르는 것이 아니다. 다만 지금은 ‘기어코 무시’하고 있는 단계다. 탐욕이 이성을 압도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착시의 구간에서 수익을 내는 것은 가능하다. 그러나 그 대가는 반드시 따라온다. 과거 레이건 감세가 보여준 강달러–고금리–시장붕괴의 순환을 떠올릴 필요가 있다. 이번 불장이 남기는 후과는 결코 가볍지 않다.


지금은 수익을 실현하고 현금 비중을 늘려야 할 때다. 호재에 취하기보다, 그 호재가 끝났을 때 어떤 시나리오가 펼쳐질지를 먼저 고민해야 한다. 감세는 단기적 기회인 동시에, 중장기적 독이 될 수 있다. 이 구간을 관통하는 투자자의 자세는 단순히 ‘시장에 올라타는 것’이 아니라, 시장의 속도에 휘둘리지 않는 것이어야 한다. 이제는 현금이 말하는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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