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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인 스트리트가 비트코인, 이더리움 가격 하락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을까?

AP를 고려해서 생각해보자.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현물 ETF의 승인은 가상자산이 제도권 금융으로 편입되는 역사적 전환점이었다. 그러나 지금 시장 참여자들이 기대했던 폭발적인 가격 상승은 생각만큼 강하게 나타나지 않았다.


이 현상을 특정 세력의 고의적인 가격 억압으로 해석하는 시각도 존재하지만, 보다 설득력 있는 설명은 제인 스트리트의 사례를 연구해보면 나올 수 있다. 그리고 이는 전통 금융의 규제 프레임워크와 지정판매회사(AP)의 운영 구조가 결합하면서 발생한 구조적 문제이다.


먼저 ETF를 생각해보자. 현물 ETF의 핵심은 AP(Authorized Participant)다. AP 플레이어인 Jane Street, JPMorgan과 같은 기관은 ETF 주식의 생성과 환매 권한을 독점적으로 보유한다.


✅문제는 이들이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의 공매도 규정인 Reg SHO의 ‘로케이트’ 의무에서 사실상 예외를 인정받는다는 점이다.


일반 투자자는 공매도를 위해 반드시 기초자산을 사전에 차입해야 하지만, AP는 향후 생성·환매를 통해 포지션을 정리할 수 있다는 이유로 선제적 매도 포지션을 구축할 수 있다. 이 지점에서 이른바 ‘회색 지대’가 열리게 된다. 이들을 위한 기울어진 운동장 말이다.


AP는 시장조성이라는 명목 아래 ETF 주식을 사실상 선발행한 뒤 나중에 맞춰 넣는 구조를 활용할 수 있으며, 이는 기간 제한이 없는 규제 차익거래와 기능적으로 구분되기 어렵다.


결과적으로 공급 조절 권한과 자본 효율성이 극대화된 주체가 시장의 상단을 구조적으로 제어하는 위치에 서게 된다.


이 구조는 다음 단계의 문제로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즉, ETF 자금 유입이 곧바로 현물 매수로 연결되지 않을 수 있다는 점 바로 그 문제 말이다.


통상적으로 ETF에 자금이 유입되면 그에 상응하는 현물 매수가 발생해야 한다. 그러나 AP는 위험 관리를 위해 반드시 현물을 매수할 필요가 없다. 대신 선물을 활용해 델타를 중립화할 수 있다.


이 경우 ETF 주식은 발행되지만, 실물 비트코인이나 이더리움 매수는 최소화된다. 위험은 선물시장에서 상쇄되고, 현물 시장에는 실질적인 수급 압력이 전달되지 않는다.


그 결과 ETF 유입 자금은 가격 상승의 직접 동력이 아니라, 선물-현물 간 가격 차이(Basis)를 활용하는 차익거래 구조로 흡수된다. 특히 현물 유동성이 더 낮은 이더리움의 경우, 선물 헤지가 가격에 미치는 왜곡 효과는 더욱 크게 나타날 수밖에 없다.


이제 문제는 단순한 헤지 선택을 넘어, 조달 경로 자체가 시장 외부로 이동했다는 점으로 확장된다. 이제 과거와 비교해보자.


초기 SEC는 ‘현금 인도’ 방식을 고집했다. 이 구조에서는 AP가 현금을 납입하면 수탁자가 반드시 공개 시장에서 현물을 매수해야 했고, 이는 장내 가격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강제 장치였다.


그러나 현재의 ‘현물 인도’ 방식은 이러한 강제성을 제거했다. AP는 OTC 데스크나 내부 네트워크를 통해 자산을 조달한 뒤 펀드에 넘길 수 있다는 말이다.


표면적으로는 시장 충격을 완화하는 효율적 구조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가격 형성 과정이 장내에서 장외로 이동하는 효과를 낳는다.


AP는 공매도를 실행한 뒤 일정 시간 동안 다양한 파생상품 전략을 통해 수익을 극대화하고, 이후 현물을 조달해 메우는 방식으로 운용할 수 있다. 이 시간적 간극은 가격 발견 기능을 약화시키는 또 하나의 병목이 된다. 가격이 쉽게 못오르는 이유중 하나가 된다는 말.


이러한 구조적 제약은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모두에 적용되지만, 사실 더 큰 문제는 이더리움이다. 왜?


이더리움은 여기에 추가적인 제약을 안고 있기 때문이다.


이더리움의 경우 가격 메커니즘 왜곡에 더해 ‘스테이킹 배제’라는 구조적 약점이 존재한다. 이더리움의 핵심 가치 중 하나는 보유 시 발생하는 3~4% 수준의 스테이킹 수익이다. 그러나 현행 ETF는 규제상의 이유로 이를 반영하지 못한다.


결과적으로 기관 입장에서 이더리움 현물 ETF는 동일 자산을 직접 보유하는 것보다 기대수익률이 낮은 상품이 된다. 이는 장기 전략적 매수 유인을 약화시키고, ETF 자금이 단기 차익거래 및 델타 중립 전략에 집중되는 환경을 만든다.


따라서 이더리움 ETF는 네트워크 가치에 대한 구조적 베팅이 아니라, 베이시스 거래의 도구로 활용될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다. 그리고 이는 비트코인에 비해 가격 상승 탄력성을 더욱 둔화시키는 요인이 된다.


그래서 제인 스트리트가 지금의 문제 주범이냐는 질문으로 돌아와보면... 이는 회사의 문제이자 구조의 문제라고 볼 수 있다.


사실 문제의 본질은 악의적 조작만이라고 보기 힘든게... 전통 금융의 규제 프레임워크가 가상자산을 수용하는 과정에서,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AP 구조가 가격 전달 메커니즘을 희석시키는 결과를 낳은 것도 문제가 되기 때문이다.


ETF는 자본 유입 통로로서는 성공했다. 그러나 그 자본이 현물 가격에 온전히 반영되는 구조는 아니다.


AP는 규제적 특권과 파생상품 유동성을 활용해 위험을 중립화하고 수익을 극대화한다. 그 과정에서 탈중앙화 자산이 가졌던 직접적인 수급 기반 가격 형성 메커니즘은 중앙화된 금융 파이프라인 속에서 점차 희석된다.


따라서 현행 ETF 프레임워크의 한계는 단순한 변동성 문제가 아니다. 이는 자산의 성격과 규제 체계가 충돌하면서 발생한 구조적 병목, 그리고 가격 발견의 무결성에 대한 근본적 질문이다.


가상자산이 제도권에 편입된 것은 분명 진전이지만, 그 편입 방식이 가격 형성 구조까지 왜곡하고 있다. 그리고 이 구조를 가장 잘 활용(?)한게 제인 스트리트 같은 AP기업들인 것. 결국 지금 크립토 시장이 당면한 문제는 기업만이 아니라 구조까지 포함한 좀 더 넓은 범위에서 봐야 한다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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