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고의적으로' 호르무즈 해협 유조선 호위를 거부한다?
- Charles K

- 3월 1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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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이터에 따르면 미 해군은 최근 해운 업계가 요청한 호르무즈 해협 통과 군사 호위를 거의 매일 거부하고 있다. 표면적인 이유는 “공격 위험이 너무 높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 결정은 단순한 안전 판단이라기보다 더 복합적인 전략적 선택일 가능성이 있다.
호르무즈 해협은 전 세계 원유의 약 30%, LNG의 약 20%가 지나가는 에너지의 핵심 통로다. 이런 곳에서 미 해군이 호위를 제공하지 않는다는 것은 사실상 해협의 정상화를 서두르지 않겠다는 신호와도 같다. 다시 말해 미국이 현재의 불안정한 상태를 일정 부분 용인하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는 의미다.
그 이유 중 하나는 에너지 시장이다. 지금 미국은 세계 최대 산유국이다. 유가가 일정 수준 상승하면 셰일 기업의 수익성이 개선되고 에너지 투자도 확대된다. 동시에 미국의 에너지 수출 경쟁력도 강화된다. 물론 유가가 지나치게 오르면 인플레이션이 다시 자극될 수 있다. 그래서 완전 봉쇄도, 완전 안정도 아닌 ‘부분적인 긴장 상태’가 미국 입장에서는 가장 관리하기 쉬운 환경이 된다.
또 다른 이유는 중동 산유국에 대한 협상력이다. 호르무즈 해협은 사우디, UAE, 쿠웨이트, 카타르, 이라크 같은 주요 산유국들의 수출 생명선이다. 미국이 “위험이 너무 커서 호위를 할 수 없다”고 말하는 순간 이들 국가는 다른 현실을 마주하게 된다. 미군의 보호가 없다면 원유 수출 자체가 불안정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는 미국이 중동 국가들과의 외교·에너지 협상에서 영향력을 유지하는 방식이 될 수 있다.
이란에 대한 간접 압박이라는 측면도 있다. 미국이 직접 봉쇄에 나서지 않더라도 해협의 위험이 높아지면 보험료와 운송 비용이 급등하고 선박 운항 자체가 줄어든다. 이는 사실상의 경제적 봉쇄 효과를 만든다. 그러나 미국은 직접적인 군사 봉쇄 책임을 지지 않기 때문에 확전 위험도 상대적으로 낮출 수 있다.
여기서 금융시장과의 연결이 중요하다. 호르무즈 긴장은 유가 상승과 공급 불안을 동시에 자극한다. 이런 환경은 결국 정책 당국에게 통화정책 전환의 명분을 제공한다. 역사적으로도 걸프전, 9·11 이후, 이라크 전쟁 이후 금융 완화가 뒤따랐던 사례가 있다. 지정학적 충격은 종종 금리 인하, 유동성 공급, 그리고 금융 규제 완화 같은 정책 변화를 촉발하는 계기가 되어 왔다.

만약 이번 긴장이 그런 정책 전환으로 이어진다면 금융시장에 나타나는 결과도 달라질 수 있다. 그동안 높은 금리 환경에서 압박을 받아왔던 사모신용(private credit) 시장은 유동성 확대와 함께 반등의 여지를 얻는다. 은행 규제가 완화되고 대출 여건이 개선되면 사모신용 회사들의 자금 조달 환경도 동시에 좋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디지털 자산 역시 같은 맥락에서 해석할 수 있다. 금리 인하와 유동성 확대는 전통적으로 위험자산에 우호적인 환경을 만든다. 특히 통화 가치가 약해지는 디베이스먼트 환경에서는 희소성이 강조되는 자산이 상대적으로 주목받는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같은 디지털 자산도 단순한 투기 자산이 아니라 유동성 확대 국면에서 수혜를 받을 가능성이 있는 자산군으로 해석할 수 있다.

결국 지금의 상황은 전면전도, 완전한 안정도 아닌 ‘관리된 긴장 상태’에 가깝다. 만약 이 긴장이 정책 전환의 명분을 만드는 과정이라면 그 다음 단계는 통화 완화와 유동성 확대일 가능성이 높다. 그리고 그 흐름 속에서 사모신용 시장과 디지털 자산 같은 위험자산의 방향성 역시 다시 평가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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