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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립토 시장 충격, 레버리지 청산이 만든 혼돈

이번 이더리움 및 비트코인 폭락 사태는 암호화폐 시장 특유의 레버리지 기반 상승과 그에 따른 연쇄 청산 구조가 얼마나 파괴적인지를 보여준 사례이다.


지난 수년간 크립토 시장의 불장을 이끈 주체가 비트코인 및 이더리움 ETF 자본이라는 점은 부정하기 어렵다. 이 자본에 투자한 주체들은 장기적 비전을 가진 제도권 투자자로 인식되어 왔지만, 이번 사태는 그 인식이 반드시 정확하지 않았음을 드러냈다.


ETF 출시가 비트코인 상승을 견인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ETF로 유입된 자본의 성격을 면밀히 들여다보면, 우리가 기대했던 장기 가치 투자보다는 단기 수익을 추구하는 레버리지 유동성이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있었음이 확인된다.


1. ETF와 베이시스 트레이드의 결합

ETF 투자자 중 상당수는 ETF를 단순 매수하는 방식이 아니라,‘현물 ETF 매수 + CME 선물 매도’라는 베이시스 트레이드 전략을 활용하였다.


이 전략은 현물과 선물 간의 가격 차이에서 발생하는 프리미엄을 수익으로 취하는 구조이며, 이론적으로는 무위험에 가까운 수익을 제공하는 전략이다. 문제는 이 수익률을 극대화하기 위해 상당수 기관 투자자들이 자기자본이 아닌 레포 시장, 달러 숏 유동성 등을 활용해 수배의 레버리지를 일으켰다는 점이다.


결과적으로 ETF로 유입된 자본 중 상당 부분은 실질 자본이 아닌, 차입을 통해 만들어진 가공의 유동성이었다고 볼 수 있다.


2. 달러 유동성과 채권 레버리지의 전이

거시적으로 보면, 미국의 고금리 환경 속에서도 달러 숏 포지션, 채권 담보 레버리지 등 다양한 형태의 유동성이 시장에 잔존해 있었다. 이 유동성은 수익처를 찾아 이동하는 과정에서, 규제된 통로이자 접근성이 높은 ETF를 통해 크립토 시장으로 유입되었다.


이러한 레버리지 자본은 본질적으로 수익률에 극도로 민감한 ‘핫머니’의 성격을 가진다. 금리 환경이 변하거나 달러 가치가 반등할 경우, 가장 먼저 회수되는 자금이라는 점에서 구조적 취약성을 내포하고 있다.


결국 크립토 ETF는 전통 금융권의 거대 레버리지 자본이 크립토 시장을 손쉽게 펌핑하고, 손쉽게 엑싯할 수 있는 인터페이스 역할을 수행했다고 볼 수 있다. 이것이 이번 폭락의 핵심적인 배경이다.


가격이 급격히 하락하자 베이시스 트레이드의 변동성은 급증했고, 레버리지를 사용하던 기관들은 증거금을 맞추기 위해 ETF와 현물을 동시에 매도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내몰렸다. 이 과정에서 시장의 유동성 벽은 순식간에 붕괴되었다.


3. 디파이 레버리지 고래들의 연쇄 청산

ETF 기반 레버리지 외에도, 이번 폭락에는 탈중앙화 금융(DeFi) 대출 프로토콜을 활용한 고래들의 청산이 중요한 역할을 했다.


대표적으로 이들은 이더리움을 담보로 스테이블 코인을 대출받고, 그 자금으로 다시 이더리움을 매수하는 재담보 구조를 반복함으로써 실제 보유 자산 대비 훨씬 큰 포지션을 구축했다. 이는 크립토 시장 내의 부동산 담보 대출과 유사한 구조이다.


가격이 급락하자 이들 고래들은 “대출을 상환하라”는 마진콜 압박에 직면했고, 이를 충족하기 위해 대규모 현물 매도를 단행할 수밖에 없었다. 이 현물 투하는 폭락을 가속화한 주요 요인 중 하나이다.


4. 레버리지 해소 이후의 시장 상태

결과적으로 투자자들이 우려하던 사건은 현실화되었다. 그러나 역설적으로, 시장 구조 자체는 빠르게 정화되고 있는 모습이다.

크립토퀀트 주기영 대표가 언급한 바와 같이, 온체인 데이터는 중단기 저점 구간에서의 ‘레버리지 털기’가 상당 부분 빠르게 진행되었음을 시사하고 있다.MVRV 지표 역시 손실 구간에 진입하고 있으며, 시장이 통상적으로 가장 고통스러워하는 MAX PAIN 구간에 근접하고 있다.

기술적으로도 주봉 기준 200일 이동평균선 부근까지 조정이 진행되었고, 월봉 기준으로는 이전 사이클의 전고점 영역이었던 45,000~60,000달러 구간으로 회귀하려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이번 사태는 빌린 돈으로 쌓아 올린 ‘유리성’이 무너진 사건이다. 그러나 동시에, 시장은 그 어느 때보다 가벼워진 상태이기도 하다.


다만 현재 크립토 시장에는 뚜렷한 내러티브가 부재하고, 다른 자산 시장 전반의 조정이 진행되고 있으며, 클래리티 액트 은행위원회 마크업 일정마저 불확실해진 상황이다. 이로 인해 크립토 시장의 투자 심리는 극도로 위축된 상태이다.


이 국면은 크립토에 대한 신념을 가진 투자자와 그렇지 않은 투자자의 미래 성과가 갈리기 시작하는 분기점에 해당한다. 구조를 이해한 투자자에게는 인내의 구간이며, 그렇지 않은 투자자에게는 탈락의 구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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