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FOMC 이후 엔캐리 청산, 가능성은 크지 않다.
- Charles K

- 2025년 12월 9일
- 2분 분량
최근 글로벌 금융시장의 중심 화두는 단연 국채금리의 전반적 상승세다. 미국을 포함한 주요국의 금리가 동반 상승하고 있으며, 특히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는 기준금리를 인하했음에도 불구하고 작년 9월 3.8%에서 현재 4.16%로, 30년물은 4.0%에서 4.8%로 치솟았다. 금리를 내렸는데 장기금리가 오르는 현상은 그리 정상적인 상황은 아니라고 볼 수 있다. 이는 통화정책의 단기 효과보다 시장 신용구조 자체의 긴장도가 더 높아졌다는 신호다.
이 상승 흐름의 이면에는 일본의 금리 움직임이 있다고 볼 수 있다. 일본은행(BOJ)이 금리 상단을 사실상 해제하며 시장금리를 실질적으로 받아들이기 시작했고, 동시에 미국은 연착륙 기대 속에서 금리를 내리고 있다. 표면적으로 보면 ‘미국 인하, 일본 인상’의 역전 구도라는 것. 그러나 이번 상황은 단순히 금리차의 축소로만 읽히지 않는다. 오히려 두 중앙은행 간의 묵시적 정책 공조가 형성되고 있다.
작년의 엔캐리 청산과 비교해보자. 작년의 경우에는 BOJ의 예고 없는 매파적 전환에서 비롯된 사건이라고 볼 수 있다 . 당시 우에다 총재가 YCC 상단 0.5%를 돌파할 수 있다고 예상을 넘어버린 언급이 시장을 놀라게 했고, 그 결과 글로벌 캐리트레이드가 한꺼번에 청산되었다. 그러나 이번에는 다르다. BOJ는 ETF 매각 등 양적긴축(QT)을 언급하면서도 “완료까지 100년이 걸릴 것”, “시장 충격을 피하기 위해 천천히 진행한다”고 명시했다. 심지어 금리를 인상한다고 하면서 양적완화는 지속하겠다고 한다. 통화정책과 재정정책이 반대로 가는 상황에 매파적 발언과 완화적 발언이 뒤섞였다. 즉, 금리를 올리되 시장을 흔들지 않겠다는 ‘신용 완충적 긴축’을 설계한 것이다. BOJ는 긴축정책을 통해 물가를 제어하면서도, 글로벌 유동성의 급격한 탈출을 막는 완화적 장치를 함께 내놓았다고 볼 수 있다. 이는 단순한 통화정책이 아니라, 세계 신용체계의 균형을 유지하려는 구조적 시도다.

미국 역시 같은 맥락에 있다. 작년 8월, 시장은 금리인하를 경기침체 방어 신호로 해석하며 공포에 휩싸였다. 그러나 지금의 인하는 ‘연착륙을 위한 보험적 조정(insurance cut)’에 가깝다. 인플레이션은 우려될 상황은 아니고, 미국의 실물경기는 여전히 견조하고, 소비와 고용은 완만히 조정되는 수준에 그친다. 장기금리가 급락하지 않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시장은 금리인하를 위기 방어가 아니라 성장의 균형 조정 수단으로 보기 시작한 것이다.
여기에 더해, 시장의 학습효과도 작용하고 있다. 작년의 엔캐리 청산은 글로벌 자금에게 ‘레버리지 구조의 취약성’을 각인시켰다. 이번에는 그 기억이 시장의 안전장치로 작동하고 있다. 자금은 급격한 포지션 해소 대신, 점진적 조정과 분산 포지션으로 대응하고 있다. 이는 ‘공포의 기억’을 자산 가격에 선반영시키는 방식으로, 시장의 충격 흡수 능력을 높이고 있다. 위험을 기억한 시장은 위험을 관리하는 법을 배운다.
결국 이번 금리상승은 위기의 전조라기보다 글로벌 신용구조의 평형점이 이동하는 과정이다. BOJ의 완만한 긴축은 Fed의 완화정책을 상쇄하며, 두 중앙은행은 서로의 정책공간을 조율하고 있다. 하나가 브레이크를 밟으면 다른 하나가 가속을 멈추는 식이다. 이 묵시적 조율이 글로벌 유동성을 일정 범위 안에서 안정시키는 핵심 메커니즘으로 작용하고 있다.
다만 균형은 언제나 불안정하다. 만약 미국의 성장 둔화가 예상보다 빠르게 진행되거나, 일본의 인플레이션이 다시 고착화된다면, 시장은 ‘정책 공조’보다 ‘정책 충돌’을 먼저 반영할 것이다. 그렇게 되면 금리격차는 단숨에 무너지고, 유동성은 단기자금 중심으로 재편되며, 위험자산의 변동성은 급등한다. 지금의 금리 상승은 구조적 조정이지만, 균형이 깨지는 순간 유동성은 공포로 바뀐다. 따라서 현재의 핵심은 단순한 금리차에 의한 엔캐리 청산이 일어날까에 대한 고민이 아니다. “신뢰의 구조와 유동성의 방향” 그리고 “미국의 성장이 지속될지”여부이다.
결론적으로 이번 금리 상승이 지난번과 같은 엔캐리 청산이 나올 것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생각한다. 이번 금리 상승은 ‘신용의 평형’을 찾아가는 시장의 자기조정 과정이라고 보는게 더 옳다. 그러나 이런 새로운 균형도 결국 '성장'이라는 키워드 앞에서는 무력할 것이다. 미국과 일본의 금리차보다 미국의 성장이 더 중요해지는 이유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