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 수요일? 코스피 하락에도 4분기 멜트업은 여전히 가능하다.
- Charles K

- 11월 5일
- 3분 분량
지난 글에서 언급했듯이 여전히 K3 lab은 11월 상승장 관점을 유지하고 있다. 그 이유는 최근 시장이 흔들린 이유가 금리나 경기 우려보다 훨씬 더 구조적인 정치적 요인 때문이라고 보기 때문이다. 특히나 이번 변동의 중심에는 셧다운(shutdown)이 있다고 본다. 35일을 넘긴 셧다운으로 인해 미국 연방정부는 지출을 멈추면서 세입은 계속 TGA(재무부 일반계정)에 쌓였고, 이 돈이 시중으로 흘러가지 못했다. 즉, 돈이 정부의 통장 안에 갇힌 셈이다. 세금과 국채 발행으로 들어온 현금이 재정지출로 순환되지 못하면, 시중 유동성은 자연히 감소한다. 지급준비금의 감소는 시장의 유동성을 매우 낮췄고 결과적으로 이번 셧다운은 정치가 만든 ‘잠정적 유동성 긴축’의 원인이 되었다. 결국 연준은 QT를 멈추겠다고 선언했지만 그 뒤에서 셧다운은 시장의 유동성을 흔들며 TGA 잔고를 키워 마치 연준이 QT를 시행하는 것과 같은 역할을 수행했다. 단기자금시장은 긴장하며, 리스크자산은 유동성의 미세한 수축에도 즉각 반응했고 이 모든게 피의 수요일을 불러온 것이다. 이번 하락은 경기보다 정치가 만든 조정이라고 보는 이유다.

TGA 잔고 상황
그러나 오히려 그렇기에 11월 상승장의 가능성은 낮지 않다고 본다. 지금 일어나는 셧다운은 단순한 행정 공백이 아니라, 정치 세력 간의 권력 싸움이자 중간선거의 리허설이다. 오늘 끝날 중간선거는 단순히 의석의 변화가 아니라 트럼프 정부의 첫 1년의 성과와 문제에 대한 ‘책임의 귀속’을 결정하는 이벤트이다. 누가 정부의 마비를 야기했는가, 누가 비타협적이었는가, 공화당 정권의 미국은 제대로 가고 있는가. 여기에 대한 판단이 이번 선거에서 드러났고 이제 이 결과가 향후 국정 운영의 힘의 균형점을 결정할 것이다. 1995년 클린턴, 2018년 트럼프, 그리고 지금 2025년— 셧다운은 언제나 정치적 심판의 전조였던 이유가 바로 이런 이유다. 따라서 이번 중간선거 결과는 셧다운의 향방을 가르는 키다. K3-Lab은 이번 선거에서 민주당이 우세하면 공화당은 셧다운을 정치무기로 쓰기 어렵고, 반대로 공화당이 승리하면 셧다운은 협상카드로 남는다고 보았다. 여기에 대해 좀 더 들어가보자.
사실 셧다운과 선거의 연결고리는 ‘정치가 자본을 통제한다’는 구조로 이어진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선거의 세 가지 시나리오—공화당 압승, 민주당 압승, 양측 비등한 결과—는 꽤 다른 자산 시장의 길을 의미할 수 있다. 만약 이번 선거에서 공화당이 압승했다면 그간 민주당과 치열한 정쟁을 벌인 트럼프 정권에 더 힘이 실릴 가능성이 높다. 그러면 이후 셧다운에서도 공화당의 안을 더 관철시키기 위해 셧다운은 장기화될 가능성이 높았다. 협상은 지연되고, 시장은 불확실성을 반영해 단기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었다고 보는 이유다. 반대로 민주당이 압승하면 정부 기능 정상화의 명분이 생긴다. 민주당은 내년 중간선거를 대비해서 공화당의 현재의 문제를 진단하는 한편 뒤로는 빠른 협상을 통해 셧다운을 빠르게 해제시켜, 시장을 안정화 시킬 유인이 크다. 그 상황이라면 민주당은 정치 뿐 아니라 경제에서도 해결사의 이미지를 구축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반대로 공화당은 정치적 부담에 더해 경제적 부담이 가중되는 상황이 부담스러울 거다. 협상이 빠르게 타결 될 수 있는 이유가 된다. 시장에 가장 좋은 시나리오가 되는 것이다. 반면 양측이 비슷하게 이기면 교착 상태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정치적 불확실성이 유지되고, 투자자들은 ‘누가 먼저 물러설지’ 알 수 없어 방어적 포지션을 유지한다. 두 정당도 리스크를 해제시킬 동력이 떨어진다. 투자자에게 가장 나쁜 시나리오가 될 수 있다. 결국 이번 선거에서 투자자가 봐야 할 점은 단순한 정당 승패가 아니라, 어느 쪽의 리스크가 시장을 더 크게 흔들수 있느냐는 것이었다.
시나리오 | 셧다운 지속 가능성 | 멜트업(급등) 가능성 | 주식 시장 영향 | 이유 |
팽팽 (각 1~2석) | 높음 (힘겨루기 ↑) | 낮음 (불확실성 지속) | 부정적 (변동성 ↑) | 협상 지연 → GDP 손실 0.7% 예상, 주가 3~5% 추가 ↓ |
공화당 압승 | 중간 (강경 압박) | 중간 (승리 프레임) | 혼합 (단기 ↑, 장기 ↓) | 트럼프 '득실' 얻음 → 타협 지연, 하지만 시장 '안정' 기대 |
민주당 승리 (실제) | 낮음 (타협 유인 ↑) | 높음 (레버리지 활용) | 긍정적 (안정화) | 공화당 부담 ↑ → 이번 주 내 해제 가능, S&P 반등 2%+ 예상 |
그런데 결과는 민주당의 압승으로 나온 상황이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이제 셧다운을 끌 동력이 공화당에 작아졌다. 이후에도 셧다운이 지속되면 여론은 ‘정부 마비의 책임’을 공화당에 돌릴 가능성이 높고, 추락하는 자산시장의 압박도 동시에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이런 구도에서 공화당이 버틸수록 정치적 부담이 커진다. 반면 민주당은 ‘국정 정상화의 주체’라는 서사를 가져갈 수 있다. 이들은 이번 주 내로 단기예산안 혹은 클린CR을 통과시켜 셧다운을 해제할 가능성이 높다. 그렇게 되면 TGA에 묶여 있던 자금이 다시 풀리고, 정부 지출이 재개되며 유동성은 시장으로 복귀한다. 바로 이 지점에서 투자자가 바라는 단기 멜트업(melt-up)이 가능해진다고 볼 수 있다. 결국 이번 정치적 불확실성의 해소는 단순한 안도감을 넘어, 실제 자금의 재유입이라는 실물효과로 이어진다. 리스크자산의 빠른 회복, 기술주와 반도체 중심의 랠리, 채권금리 안정이 동시다발적으로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결국 11월 장세의 불장은 단순한 기술적 반등이 아니라, 정치가 신뢰를 회복시키며 만들어낸 유동성 랠리일 것이다.
그러나 셧다운이 다음 주 이후까지 이어진다면 이야기는 전혀 달라진다. 만약 트럼프가 이번 선거를 불복하던가 셧다운에 대해 몽니를 부리는 등 다양한 방법으로 지연을 시켜 시장을 놀라게 하면 TGA로 유입되는 자금은 더 커지고, 정부지출은 더 멈추며, 시중 유동성은 추가로 빠져나갈 것이다. 그 결과 단기채권 만기 롤오버와 정부 납품대금 지연 같은 실물 파급이 본격화될 수 있다. 이는 연준의 통화정책과 별개로 시장의 유동성 스트레스를 키우고, 결국 자산시장 전반에 큰 조정 압력을 만들 수 있다. 예상과는 달리 정치의 불확실성이 금융의 변동성을 다시 자극하는 국면이 될 수 있다는 말이다.
K3-Lab은 이번 선거의 결과 4분기 투자는 여전히 긍정적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이번 선거 결과는 극단을 피한 안정된 균형을 만들었고, 민주당의 우위는 셧다운 해제와 시장 정상화의 실마리가 된다. 그러나 여전히 주의해야 될 건 트럼프의 입이다. 즉, 셧다운이 실제로 끝나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야 TGA에 갇힌 돈이 세상으로 다시 흘러나오고, 정치가 자본을 다시 움직이게 되는 순간이 오게 된다. 유동성이 다시 흐르는 그때가 바로 11월 랠리의 출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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