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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어지는 미국과 중국의 동상이몽, 자산시장을 흔든다. (1)

최근 미국의 재닛 옐런 재무부 장관의 중국 방문이 있었다. 결과는 생각보다 부정적이지 않았나 싶은데 그 이유는 많은 중국 전문가들이 옐런 재무부 장관의 중국 방문에 대한 가장 중요한 이유중 하나로 '미국채 매입'을 들었기 때문이다. 이번 방문을 '부정적'이라고 보고 있는 이유를 이해하기 위해 현재 미국의 상황에 대해 좀 더 깊이 들어가보도록 하겠다.


미국이 현재 원하는건 경기침체 없는 혹은 약한 경기침체와 함께 물가를 안정시키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이를 위해 미국은 2022년 부터 매우 빠르게 기준금리를 5.25%까지 올려왔으며 이런 높은 금리와 22년의 기저효과의 영향으로 현재(6월) 미국의 물가(CPI)는 3%, 근원 소비자 물가지수는 4.8%까지 크게 하락한 상황이다.



여기에 더해 미국의 고용 역시 매우 탄탄한 상황이다. 보통의 경우 금리가 이렇게 빠르게 오르면 기업의 실적이 악화되고 이로 인해 실업률이 높아지게 마련인데 이번 금리인상 시기에 미국의 고용은 이전과 다르게 매우 높은 편으로 시장에 큰 기대를 주고 있다. 실제로 최근 발표된 미국의 실업률은 3.6%로 완전 고용 수준이라고 볼 수 있다. 이런 상황만 보면 높은 금리로 인해 물가는 빠르게 안정되고 있는데 심지어 고용은 최고 수준이니 자산시장 입장에서는 골디락스를 외치지 않을 수 없다. 최근 자산시장의 눈부신 실적의 이유라 할 수 있다. 그런데 속내를 살펴보면 과연 '골디락스'를 외칠 수 있을지 의문이다.


미국 실업률

시계를 조금만 감아 지난 6월달로 돌아가보자. 지난 6월 세간의 관심을 초집중시킨 경제 이벤트는 바로 미국의 부채한도 협상이었다. 미국의 공화당과 민주당의 첨예한 대립으로 인해 이번 협상이 그 어느때보다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과 다르게 의외로 빠르게 끝난 협상. 그러나 이렇게 빠르게 끝난 협상뒤 생존투자는 시장이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고 전망했는데 이는 부채한도 협상 타결로 인해 재무부 계좌에 유동성이 빨려 들어 갈 수 있기 때문이었다.

지난 5월 18일에 발행한 "부채한도 협상 랠리, 비트코인 상승을 말하긴 어렵다"에서 언급한 재무부의 TGA계좌 내용을 살펴보면 이를 잘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이런 생존투자의 의견과 다르게 비트코인을 포함한 자산시장은 흔들리지 않고 오히려 상승하는 모습을 보였는데 그 이유는 바로 미국내 자산시장에서 머니무브가 있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한 이해를 돕기위해 조금은 어려운 내용인 MMF와 역레포 그리고 국채금리에 대해서 간단하게 알아보자.


보통 역레포라 함은 연준이 시중은행에게 국채를 담보로 돈을 빌리는 거래를 말한다. 이를 위해 연준은 역레포에 금리를 설정하는데 현재 미국 역레포의 금리는 5.05%이며 이런 역레포의 주요 투자기관이 바로 MMF(머니마켓펀드)이다. 지난 5월 이전 미국의 시중은행 금리는 대략 1~3% 수준. 그러나 역레포 금리가 5.05% 였기에 투자자들 입장에서 굳이 은행에 돈을 맡기는 선택을 할 이유가 없었다. 이런 역레포의 높은 금리때문에 MMF는 역레포에 투자를 결정했고 MMF에 투자하는 투자자들에게도 높은 금리(4%대)를 약속할 수 있었다. 그리고 당연히 이런 금리차로 인해 은행 예금자들은 은행에서 돈을 인출해 MMF로 돈을 이동시키는 머니무브에 합류하게 된 것이다. 이 머니무브의 결과는 하단의 그래프에서 잘 보여진다.


그런데 지난 머니머브의 결과 MMF에 향했던 돈들이 최근들어 다시 채권시장으로 향하고 있다.그 이유 역시 '금리'에 있는데 이는 6월 이후 국채금리를 살펴보면 잘 알 수 있다.





위의 그래프는 미국 1개월 단기 국채금리를 보여주고 있다. 오늘 기준으로 1개월 수익률은 5.3%까지 올라왔음을 알 수 있다. 역레포 금리인 5.05%보다 높은 금리를 주고 있다는 것이다. 이런 상황이라면 투자자는 당연히 역레포 보다 높은 금리를 주는 국채시장을 선택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바로 이 상황이 자산시장의 하락을 막았다고 봐야한다. 생각해보자. 미국 부채한도 협상이 타결된 후 미국은 국채를 발행해 TGA계좌의 잔고를 채우는 작업을 해야 했다. 그런데 문제는 시장의 유동성. 현재 미국은 긴축을 하는 상황이기에 시장의 유동성은 이전보다 많이 줄어들고 있는 상황이다. 그런데 여기에 국채까지 발행하니 위험 자산시장의 유동성은 쪼그라 들 수 밖에 없는 상황이 된다. 하물며 국채는 위험도 거의 없는 안전자산으로 간주되는데 금리(수익률)까지 높으니 투자자가 선택하지 않을 이유가 없을 것이다. 즉, 일반 투자자라면 현재 투자하고 있는 자산을 매도하고 신규 발행된 국채를 매입하는 것이 지금처럼 불확실한 시기에 최선의 투자가 될 수 있기에 위험 자산시장의 하락을 예상했던 것이다. 그런데 예상과 달리 국채금리가 역레포 금리보다 높은 상황이 발생해 버렸다. 이런 상황이라면 투자자는 우상향하고 있는 자산시장에 투자된 자산을 매도하기 보다 역레포에 맡겨둔 자산을 채권시장으로 이동시켜 양쪽에서 수익을 극대화시킬 수 있는 선택이 최선이 될 수 있다. 그리고 바로 이 선택이 자산시장을 지금까지 우상향하게 만든 중요한 이유중 하나가 된 것이다. 그런데 앞으로도 과연 이런 트렌드가 지속될까? 하단의 TGA 계좌 잔고를 살펴보자.



TGA 계좌 잔고는 부채한도 협상후 7월 12일까지 대략 5천억 달러 수준까지 자금이 들어온 상황이다. 문제는 TGA계좌가 대략 1억 3~4천억 달러 수준의 자금이 필요하다는 것으로 다시 말하면 정부는 지금부터 대략 8~9천억 달러의 채권을 더 발행해야 된다는 말과 같다. 더욱이 현재 미국채 최다 보유국중 하나인 중국은 지속적으로 미국채를 매도하고 있으며 심지어 친미국가인 일본마저 자국의 엔화 약세를 방어하기 위해 미국채 매도에 동참을 해버린 상황이다. 즉, 역레포 계좌에 있는 금액으로 재무부의 채권발행을 막기도 힘든 상황에서 채권 최대 보유국 1,2위가 동시에 매도를 해대니 미국으로서 정말 난감한 상황에 빠져버렸다고 볼 수 밖에 없다.


그리고 바로 이런 국채 매도를 막기위해 옐런 재무부 장관이 중국으로 간게 아닐까 싶다. 채권 매도를 막거나 혹은 채권을 매수하라고 권하기 위해서 말이다. 하지만 중국역시 이런 미국의 꿍꿍이를 알고 있다는 점에서 현재 미국의 이런 시도는 매우 불확실해 보이기만 한다.


(2)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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